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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 업계, 조용히 웃는 이유

[김영란법 D-30] 식품·외식 업계, 조용히 웃는 이유

등록 2016.08.30 09:20

차재서

  기자

제품 가격 대부분 규제 기준 밑돌아중저가 수요 많아져 매출 증대 기대외식업계, 가격 조정 등 발빠른 대응

롯데푸드가 추석을 맞아 70여종의 명절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사진=롯데푸드 제공롯데푸드가 추석을 맞아 70여종의 명절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사진=롯데푸드 제공

이른바 ‘김영란법’이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분주해졌다. 고가 제품과 음식에 대한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체별 강점을 살린 ‘실속형’ 제품을 앞세워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식품업체들은 추석에 앞서 중저가 선물세트를 출시하며 대대적인 판매에 나섰다. 각 업체가 내놓은 상품의 가격은 2만~4만원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는 김영란법을 의식한 사회 전반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영란법은 공직자, 사립학교 교원, 언론인 등에 대한 부정청탁과 금품 수수를 금지하는 법안이다. 식사는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당장 이번 명절부터 김영란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심리적 영향으로 인해 5만원 이하의 중저가형 선물세트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홈페이지 회원 19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83.7%가 1만~4만원대 선물을 생각하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스팸과 연어캔, 고급유, 김 등을 중심으로 한 중저가·복합형 상품으로 명절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9일에는 2만9800원의 한정판 ‘참기름 선물세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동원F&B도 실속을 고려한 ‘추석 선물세트’ 200여종의 판매를 시작했다. 참치와 캔햄 세트의 경우 중저가부터 ‘명품 세트’까지 다양하게 준비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이 회사는 과거에 비해 ‘실속 제품’의 생산량을 약 10% 늘려 수요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롯데푸드 역시 캔햄과 원두커피, 두유 등 여러 제품으로 구성한 명절 상품 70여종을 내놓으며 대응에 나섰다. 1~2인 가구 증가세를 감안한 ‘소용량 패키지’도 판매 중이다. 특히 모든 세트의 가격이 5만원 이하로 책정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가공식품 선물세트의 매출이 전년보다 10% 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김영란법의 영향을 덜 받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각 업체가 예년보다 일찍 명절 상품의 홍보에 나선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아직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고 있지는 않다. 이들 업체는 기존에 판매하는 메뉴가 대부분 3만원을 넘지 않는데다 평일에는 주말보다 싼 가격에 제공되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는 일부 고급식당과는 상반된 양상이다. 이미 기업체 인근 식당가에서는 김영란법에 맞춰 반찬 수를 줄이는 대신 가격을 낮춘 2만9000원대 세트메뉴를 소개하는 등 발빠른 대응 태세를 구축한 바 있다.

반면 식재료 유통 등에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춘 외식 프랜차이즈는 제품 가격에 상대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3만원 이하의 메뉴가 활성화된다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은 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영란법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가격적으로 실용적인 제품을 대거 보유한 식품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기업 외식 프랜차이즈도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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