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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최근 국내 증시를 둘러싼 위협 및 기대요인

전문가 칼럼 서지용 서지용의 증시톡톡

최근 국내 증시를 둘러싼 위협 및 기대요인

등록 2024.05.07 08:00

최근 국내 증시를 둘러싼 위협 및 기대요인 기사의 사진

최근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외 경제 여건은 좋지 않다. 환율과 국제유가가 대표적 증시 위협요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00원에 육박했다. 특히, 미국과의 내외 금리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원화 약세는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을 초래할 개연성이 있다.

약 3%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10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는 등 오히려 금리 인하 시점만 저울질하는 모양새이다. 하지만, 5.5%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 중인 미 연준은 2%의 물가 목표를 위해 긴축 기조를 늦추지 않겠다는 다소 매파적 발언을 내놓고 있다.

한미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의 차이는 최근 채권시장의 현격한 금리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내 10년물 국채금리는 3.7% 수준으로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인 4.7%와 무려 100bp(1bp=0.01%포인트)의 차이를 보인다.

최근 미 연준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Hoek 외 2인 공저: 2021)는 인플레이션에 기인한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미 금리가 높아지면 이는 신흥국 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해당 보고서는 미 금리상승이 신흥국 경제의 자본유출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신흥국 주가와 통화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한편, 국제유가도 국내 증시에 상당한 위협요인이 된다. 최근 국제유가는 중동정세 불안으로 인한 공급 차질을 우려한 시장 심리로 배럴당 80달러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필자의 연구 결과는 경제 호황에 기인한 석유 수요 증가로 나타나는 유가 상승은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공급 차질에 기인한 유가 상승은 자본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옴을 확인했다.

또한, 필자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유가 위험은 중앙은행의 선제적 통화정책과 원화 가치 상승으로 완화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최근 유가 상승이 공급 차질에 기인한 점, 원화 가치 하락이 심화된 점, 국내 기준금리 동결이 지속된 점으로 판단컨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유가 위험은 상당 기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상과 같은 증시 악재 요인으로 환율, 유가 위험이 존재하는 가운데, 기대되는 호재 요인도 분명 존재한다. 우선 수출실적의 개선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액 증가로 인한 무역수지 개선 움직임이다. 국내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올해 4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56.1%, 10.3% 늘었다. 이로써, 11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액 증가는 연초 내구재 수요가 많은 계절적 특성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상승에 따른 단가 상승과 관련이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 여파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의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며,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SUV 수출세가 호조를 보인 점도 자동차 수출 증가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무역수지 개선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기조는 분기당 수출기업의 실적 증가로 나타남으로써, 향후 수출 대기업 위주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

한편, 국내 증시를 부양할 또 다른 기대 요인은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기업의 자발적 주주 친화 정책을 지향한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정책적으로 제시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환율과 국제유가가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점에 주가 부양 측면에서 정부 정책에 거는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에 맡겨두는 자발적 노력에만 머무를 경우 해당 정책이 오히려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투자자의 해당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실망도 클 것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었다. 예상대로 기업의 자발적 공시를 통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동 가이드라인의 경우 적극적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는 기업들로 인해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 것이라는 막연한 선순환 효과 또는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만 강조할 뿐 제도적 구속력은 마련되지 못했다. 실제로 기대되었던 밸류업 가이드라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당장 기대할 만큼의 주가 상승은 나타나지 못했다.

더욱이, 최근 해외언론은 국내 증시의 저평가 원인이 국내 주요 대기업의 낙후적 지배구조에 기인한다는 뉴스를 발표하였다. 해외언론은 국내 대기업의 경우 순환출자로 인한 복잡한 지배구조가 소액주주 이익을 훼손하고, 나아가 해당 기업들이 소액주주 이익 제고를 위한 노력보다 소수 재벌 오너의 지배권 유지에 주력한다는 지적이다. 향후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기업들이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소액주주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와 관련 제도 마련이 이루어져야 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유가·수출실적이라는 대외요인을 제외하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국내 정책의 성공 여부에 따라 직접적으로 국내 증시를 견인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기대 요인이다. 결론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은 경영진의 보상 체계 및 상세한 배당·자사주 매입 계획에 관한 공시강화 등 소액 투자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주주환원책을 반드시 포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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