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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경영권 방어' 금호석화···박준경號의 생존은 '신사업'에 달렸다

산업 에너지·화학

'경영권 방어' 금호석화···박준경號의 생존은 '신사업'에 달렸다

등록 2024.03.26 07:58

김다정

  기자

남은 자사주 50% 투자재원으로 활용···달라진 '투자기조'안정적 재무구조 바탕 증설·투자 기대감···"재평가 가능"

'제3차 조카의 난'에서 완승을 거둔 금호석유화학이 '신뢰 회복'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제3차 조카의 난'에서 완승을 거둔 금호석유화학이 '신뢰 회복'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제3차 조카의 난'에서 완승을 거둔 금호석유화학이 '신뢰 회복'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만큼 불안정한 업황 속 수익성 제고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지난 22일 열린 금호석유화학 제47기 주주총회에서는 사측이 제안한 ▲자사주 50% 소각 ▲소각 목적의 자사주 500억원을 추가 매입 ▲자사주 소각에 관한 정관 변견 등의 안건이 70% 이상의 찬성률로 채택됐다.

금호석유화학은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앞으로 3년간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사주의 절반인 총 262만4417주를 소각하고, 남은 50%는 투자 재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몇 년간 LG화학·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까지 국내 대표 석유화학 기업들이 앞다퉈 배터리소재· 태양광 등 공격적인 신사업 진출을 감행하는 사이 금호석유화학은 신사업 진출에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재무안전성을 유지하는데 집중해왔다.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2년 연속 역신장했다. 2021년 2조4068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22년 1조1477억원(-52.31%)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359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2021년 대비 영업이익은 6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그럼에도 부채비율은 2년 연속 30%대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비율도 6.3%에 그치며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는 셈이다. 여기에 유동자금은 1조원에 달한다.

그만큼 부진한 업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다진데 반해, 장기 침체에 대한 회사 차원의 적절한 대응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아왔다. 핵심사업인 NB라텍스 사업을 뒤이을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핵심이었던 '자사주 소각'과 관련 향후 투자 재원으로서의 활용성을 적극 어필한 만큼 주주들과의 약속 이행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가 요구된다.

금호석유화학 "침체기가 길어짐에 따라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 약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동시에, M&A를 통한 사업의 확장 또는 새로운 기회의 모색을 위해 재무적 유동성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한다"며 "재무 안정화에 집중하면서도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 및 신제품 개발에는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무엇보다 박 전 상무가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 삼아 내년 주총에도 주주제안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장기적인 신사업 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금호석유화학의 최근 투자 기조를 살펴보면 변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신사업 투자에 보수적이던 금호석유화학은 연초부터 신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영역의 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며 "시장성과 성장성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투자 여력을 고려해 미래 신성장 사업 진출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주총에서도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는 "회사의 3대 성장 축인 전기차 솔루션, 친환경 바이오, 고부가 스페셜티를 중심으로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새 사업 기회 발굴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금호석유화학이 석유화학 업황 불황으로 최근 중국 라텍스 합작공장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차세대 신소재인 CNT와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기반의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CNT는 철의 100배에 달하는 인장강도와 구리의 1000배 정도의 전기전도성을 가져 '꿈의 소재'로 불린다. 현재 충남 아산에 120톤의 연산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가동을 목표로 전남 여수 율촌 산단에 360톤을 증설하고 있다.

미래 친환경 신사업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CCUS)에 대한 투자도 차질없이 집행 중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12월 전남 여수 제2에너지 사업장에 CCUS 사업의 핵심 설비인 이산화탄소 포집과 액화 플랜트 착공식을 했다. 이를 위해 2022년 한국특수가스와 합작법인인 '케이앤에이치특수가스'를 설립해 2025년 준공을 목표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신사업을 확대하면서도 핵심 사업의 성장도 놓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NB라텍스는 캐시카우로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총 2765억원의 투자가 계획된 프로젝트로, 지난해 말 기준 1399억원의 투자가 집행됐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합성고무 수급 개선과 고부가 비중 확대, 그리고 증설에 따른 점유율 상승으로 글로벌 탑티어 업체로서 재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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