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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우건설 vs 포스코이앤씨, 안산주공6 두고 혈투···그 이유는

부동산 도시정비

대우건설 vs 포스코이앤씨, 안산주공6 두고 혈투···그 이유는

등록 2023.12.12 15:38

수정 2023.12.21 13:46

장귀용

  기자

5층 저층아파트···재건축 후 최고 36층, 9개 동, 1017가구 탈바꿈여의도공작아파트재건축 대결 무산 후 제대로 된 맞대결 성사올해 마지막 도시 정비 현장···"비방전까지 불사" 수주전 과열 양상

경기 안산시 고잔동 중앙주공6단지. 사진=네이버로드뷰 갈무리경기 안산시 고잔동 중앙주공6단지. 사진=네이버로드뷰 갈무리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경기 안산 중앙주공6단지 재건축사업을 두고 혈전을 벌이고 있다. 연내 막판 성과추가와 함께 향후 인근 지역에서 추가 수주를 이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4일 안산중앙주공6단지 재건축 조합에 시공제안서를 제출하고 수주전에 돌입했다. 안산중앙주공6단지의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23일이다. 올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마지막 현장이 될 전망이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 위치한 안산 중앙주공6단지는 1986년 준공해 올해로 37년 차에 접어든 아파트다. 5층짜리 저층으로 구성된 아파트로 17개 동, 590가구로 구성됐다. 재건축 후엔 공동주택 974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신탁방식을 택해 한국토지신탁과 무궁화신탁이 시행을 맡고 있다.

번쩍번쩍 설계에 파격금융조건까지···작심 제안 나선 대우vs포스코

양사는 대안설계 기준으로 ▲대우건설이 3062억원(원안 2849억원) ▲포스코이앤씨가 2781억원(원안 2830억원)을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최고 38층 높이를 적용하고 115m 초대형 스카이 브릿지와 초대형 문주, 하이엔드 커뮤니티를 제안했다. 최저 이주비 5억원과 분담금 납부 2년 유예 조건도 내걸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착공 후 17개월까지 공사비를 받지 않겠다는 공사비 유예제와 입주 시 100% 분담금 납부를 제안했다.

안산중앙주공6단지 시공사 입찰 공고문. 사진=나라장터안산중앙주공6단지 시공사 입찰 공고문. 사진=나라장터

양사는 입찰 제안서 공개 직후부터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상대방의 제안서를 두고 공모 지침 위반 의혹을 제기하기도 하고, 책정된 공사비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지하에 마련할 세대별 창고를 두고 날 선 공격이 오갔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대우건설이 세대별 창고를 연면적에서 제외해 평당 공사비를 낮게 보이게 했다고 주장했다. 세대별 창고를 연면적에 포함시키면 3.3㎡당 공사비가 599만원이지만, 연면적에서 제외하면 613만원이 된다는 것.

대우건설은 포스코이앤씨가 자신들이 제안한 크기의 10분의 1에 불과한 세대별 창고를 제안해 공사비를 낮추는 꼼수를 부렸다고 맞섰다. 구비서류인 '공사도급계약서'를 마감 시한이 넘어서 작성한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다만 지난 주말 양측이 제안 비교표를 확정하는 것에 동의하면서 진흙탕 싸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지나친 공방으로 인해 인허가 관청이나 수사기관이 나서게 되면 사업이 지연될 수 있고, 이 경우 조합 민심을 잃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도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의도공작서 못 가린 진검승부, 마지막 현장서 격돌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과할 정도로 공방을 벌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이앤씨는 창사 이래 첫 도시 정비 수주 1위를 달성하기 위해 안산주공6단지가 꼭 필요하다. 대우건설은 최근 인사 개편으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다잡고 조직을 뭉쳐야 할 구심점으로 안산주공6단지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도시 정비 분야에서 4조3150억원을 수주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위를 지킨 현대건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현대건설은 연말까지 4조4327억원의 수주액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포스코이앤씨가 안산주공6단지를 수주하면 현대건설을 누르고 1위를 수성할 수 있다.

대우건설도 막판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한남2구역을 수주하면서 정통강호로서 면모를 보였지만, 정식 도급계약까지 1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면서 마음고생했다. 연말 임원 인사에선 담당 임원 3명 중 2명이 물러나는 아픔도 겪었다. 오너인 정원주 회장이 해외사업에 집중하면서 사내에서 차지하는 무게감도 옅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뒤집기 한판이 필요한 셈이다.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앞서 여의도공작아파트를 두고 맞붙을 뻔한 전적이 있다. 업계에선 현장설명회까지만 해도 맞대결 성사를 예상했지만, 포스코이앤씨가 인근의 여의도한양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입찰을 포기했다. 이 덕에 2차 입찰까지 대우건설만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다.

안산시에 재건축 수요가 많다는 점도 양사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이유로 꼽힌다. 안산은 중앙주공6단지가 있는 중앙동을 비롯해 성포동, 호수동, 초지동, 고잔동, 선부동 등에 20~30년가량 된 구축아파트가 수십 개 들어서 있다. 속도가 빠른 데다 사업성도 좋고 기존 아파트가 5층으로 이주‧철거도 용이한 중앙주공6단지를 선점하면 향후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현지의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선 대우건설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은 2000년대 초반 안산 일대에 다량의 아파트를 공급했다. 1차부터 9차까지 9개 단지가 들어서 있다. 2016년과 2018년에도 안산레이크타운 푸르지오와 안산파크푸르지오, 안산센트럴푸르지오 등을 공급했다. 모두 인근에서 대장주아파트로 꼽히는 단지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흥강호로 기세가 좋은 포스코이앤씨와 도시정비업계 정통강호면서 안산의 터줏대감 노릇을 해온 대우건설의 싸움으로 볼 수 있다"면서 "두 업체 모두 건설업계 TOP5 이내에서 수위권을 다투고 있다는 점에서도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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