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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낙하산 사장 안돼' 잡음 이어지는 예탁결제원

증권 증권일반

'낙하산 사장 안돼' 잡음 이어지는 예탁결제원

등록 2023.02.15 16:55

안윤해

  기자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 인선 절차 진행 중尹캠프 출신 '은행 전문가' 이순호 실장 내정"무경험·무자격·이해상충 문제···재공모 촉구"

15일 한국예탁결제원 노조가 여의도 예탁결제원 사옥 앞에서 낙하산 인사에 대한 규탄에 나섰다. 사진=안윤해 기자15일 한국예탁결제원 노조가 여의도 예탁결제원 사옥 앞에서 낙하산 인사에 대한 규탄에 나섰다. 사진=안윤해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이 차기 사장의 낙하산 논란으로 시끄럽다. 정권이 바뀌어도 구태의연한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예탁결제원 노조는 15일 낮 서울 여의도 예탁결제원 사옥 앞에서 낙하산 인사를 규탄하고 사장 재공모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예탁결제원은 지난 1월 30일 임기가 끝난 이명호 사장이 차기 사장 선출 때까지 사장직을 이어가는 가운데 신임 사장에 대한 인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가 예탁원의 유력한 차기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노조 측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예탁결제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총 11명의 후보자를 받고, 3명을 최종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 최종 후보자는 이순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은행보험연구2실 실장, 박철영 한국예탁결제원 전무이사, 도원병 전 흥국자산운용 대표로 확정됐다. 임추위는 오는 22일 면접 절차를 진행하고 오는 28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1명의 최종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예탁원 사장은 임시주총에서 승인을 받은 뒤 임명권을 쥐고 있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최종적으로 임명한다.

하지만 예탁원 안팎에서는 이번 인선 절차와 무관하게 이미 윤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인 이순호 실장이 사장에 내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순호 실장은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지난 2006년부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 실장은 지난해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경제 분야 싱크탱크에 참여했으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에서 비상임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인수위 경제1분과는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참여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 뼈대를 짰던 부서다. 특히 이 실장은 김소영 부위원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동기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예탁결제원은 지난 2013년부터 세 차례 연속으로 관료 출신 사장이 선임된 것이 사실상의 관례처럼 여겨져왔다. 그동안 예탁원을 거쳐간 유재훈·이병래·이명호 사장도 모두 금융위 고위 관료 출신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23대 사장 역시 금융위 출신 관료가 사장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순호 실장은 비관료 출신이라는 점이 돋보이나 윤 대통령 캠프 출신이란 점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전문성 부족도 논란 대상이다. 이 실장은 은행 분야를 위주로 연구해 온 '은행 전문가'로 예탁원의 주무 분야인 자본시장과는 거리가 있다.

아울러 이해상충의 소지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실장은 현재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로 농협은 예탁결제원을 상대로 옵티머스펀드와 관련한 수백억원대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원고 입장에서 소송을 제기하고 피고 측의 사장으로 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예탁원 노조는 지난달 30일 약 65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01명의 응답자들 중 약 80%(400명)는 '외부 인사의 경우 행정 경험이 있는 인물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에 노조는 낙하산이더라도 자격 없는 인사가 선임될 경우 지속적인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제해문 예탁결제원 노조위원장은 "무조건 낙하산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무경험·무자격에 더해 이해상충 문제가 있는 인사를 검증도 하지 않고 사장으로 내정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천명 가까이 되는 조직을 이끌기에는 경험 부족 및 자질의 문제가 많고 자존심이 상할 정도로 직급이 낮다"며 "현 정권에서는 최소한의 자격도 갖추지 못한 사람을 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탁원 노조는 이날 시위에 이어 오는 17일에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3일에는 예탁원 부산 본사에서도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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