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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에 무슨 일이··· 오너는 ‘돈 펑펑’, 직원에겐 ‘비상경영’

롯데그룹에 무슨 일이··· 오너는 ‘돈 펑펑’, 직원에겐 ‘비상경영’

등록 2014.03.24 15:36

수정 2014.03.24 15:37

이주현

  기자

신동빈 회장 취임 4년간 상시 비상경영수조원 들인 인수기업 후유증···직원만 고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롯데그룹 제공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취임 4년차를 맞았다. 굵직한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워왔지만 그동안 롯데그룹은 비상경영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첫 비상경영체제 돌입은 취임 첫해인 2011년 10월 시작됐다. 당시 주력 계열사인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홈쇼핑 등 유통 계열사들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판촉비, 접대비 등 소모성 경비 지출을 최대한 줄였다.

2012년 6월에는 비상경영체제를 전 계열사로 확대했다. 이후에도 신 회장은 비상경영체제를 풀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해왔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2014년 신년사를 통해 “전사적인 비상경영체제를 지속한다”고 밝히기 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 유통 계열인 롯데마트가 지난 18일 독자적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급격한 실적 악화와 해외사업 부진의 이유다.

이렇듯 롯데그룹은 신 회장 취임 이후 줄 곳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비상경영체제로 고삐를 조였지만 신 회장은 롯데쇼핑 등 계열사에서 매년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받고 국내외 대형 인수·합병(M&A)을 더욱 강화해 나갔다.

신 회장은 취임 첫 해 충북소주(350억) 인수를 시작으로 2012년 CS유통(2500억), 그랜드마트 2개점(1540억), 하이마트(1조2480억)를 인수 했고 지난해에는 베트남 레전드 호텔(715억), 카자흐스탄 라하트(1800억)를 인수했다. 총 6개의 M&A로 투입된 금액만 약 2조원에 달한다.

계열사 수도 꾸준히 늘어나 2007년 말 43개였던 게 지난해에는 79개로 5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번 롯데마트의 비상경영 가동은 실적 부진이 이유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특히 점포 80여 곳의 의무휴업 영향이 본격화된 올 1분기는 영업이익이 20∼30%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신 회장이 의욕적으로 진행하던 롯데마트 중국 현지 법인의 적자규모가 1227억원에 달하는 등 해외사업에서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에 무슨 일이··· 오너는 ‘돈 펑펑’, 직원에겐 ‘비상경영’ 기사의 사진


상장사들의 실적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듯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

주력사인 롯데쇼핑은 2012년 영업이익률 5.9%에서 지난해 5.3%로 -0.6% 감소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도 각각 -1.5%, -1.3% 영업이익률이 감소했으며 현대정보기술은 -7.3%나 감소했다.

그밖에 롯데케미칼 0.6%, 롯데하이마트 0.2%, 롯데칠성음료 1.0%, 롯데손해보험 1.3% 등의 계열사들은 소폭 상승했지만 모두 1% 내외의 낮은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가전 유통시장에서만 5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며 신 회장이 야심차게 인수한 롯데하이마트의 실적도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9.2% 늘어난 3조5191억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4.4% 증가한 184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성장세가 둔화되며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 증가한 292억원에 머무르며 부진했다. 더 큰 문제는 다수의 증권사 관계자들이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개선의 여지가 낮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음식료 계열사의 상황도 좋지 못하다.

지난 9일 한국기업평가는 ‘롯데그룹 음식료 3사, 성장동력 점검’ 보고서에서 “중장기적 성장 목표를 고려하면 추가적으로 사업 확대는 필수지만 신규부문의 투자가 실적으로 이어질 때까지 유동성 대응능력과 재무안정성을 유지할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기평에 따르면 롯데 음식료 계열 3사 합산 기준 총차입금은 2008년 말 6000억원대에서 지난해 9월 말 1조2000억원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올 상반기 맥주사업에 진출하는 롯데칠성음료의 자금 부담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며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롯데제과는 해외사업의 안정화가 재무 부담의 관건으로 꼽혔다.

지난해 초 관계사인 롯데햄을 합병한 데 이어 지난 1월 한국네슬레와 합작사 설립을 발표하는 등 외형을 넓히는 롯데푸드는 수익성이 미흡한 상황이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해외 M&A로 차입금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빚이 급증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롯데쇼핑의 지난 3분기 기준 차입금은 12조3470억원이다. 2010년 8조3954억원이었던 차입금은 3년도 안 돼 4조원 가까이 불었다. 이자비용 역시 눈덩이처럼 커졌다.

하지만 ‘덩치 키우기’에 대한 신 회장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유통·서비스 부문의 강한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가 잘하는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면 내수 활성화와 경기 회복을 롯데가 견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을 위해 해외 신흥 시장 개척뿐만 아니라 인수·합병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실제 신 회장은 온라인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시장 진출과 셰일가스 시장에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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