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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삼성 파운드리, 커지는 고민

오피니언 기자수첩

삼성 파운드리, 커지는 고민

등록 2024.05.02 16:08

김현호

  기자

reporter
삼성전자가 예상대로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D램과 낸드 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메모리 시황이 개선됐고 갤럭시 S24 시리즈의 스마트폰 판매 호조도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고민은 파운드리다. 파운드리 비중이 큰 시스템LSI 사업부는 지난해 1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중이다.

AI 시장의 고성장에도 경쟁사인 TSMC와 크게 대조되고 있다. TSMC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4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으나 올 1분기는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냈다. 아이폰의 수요 침체에도 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엔비디아 덕이 컸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 GPU는 여러 명령어를 병렬로 처리하기 때문에 단순 계산이 많아야 하는 AI 특성상 필수재로 꼽힌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을 80% 이상 점유하고 있으며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고객사의 주문이 폭주하며 4분기(지난해 11월~올해 1월) 영업이익률은 무려 66%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엔비디아의 GPU를 만드는 기업은 TSMC다. GPU 주문이 늘어날수록 엔비디아와 함께 TSMC도 호재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서 삼성전자가 부진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대형 고객사의 부재다.

TSMC는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을 때 애플을 등에 업었고 AI 반도체 시장이 개화하자 이번에는 엔비디아로 날개를 달았다. 삼성전자의 고객사는 100여 곳 이상으로 추정되나 일본 프리퍼드 네트웍스, 캐나다 텐스토렌트, 미국 그로크 등 중소기업 이름만 거론되고 있다. 2년 전 3나노 칩을 처음 만들었어도 양산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수율도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적용할 예정인 3나노 2세대의 목표 수율을 60%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10개 중 정상 제품이 6개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TSMC의 3나노 목표 수율은 80%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그래도 생산능력이 부족한데 완제품 생산 성공률도 떨어지는 셈이다.

삼성 내부에서도 TSMC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그동안 TSMC가 쌓아온 양산 경험은 물론 삼성전자가 종합 반도체 생산회사이다 보니 파운드리에만 투자 역량을 집중하기 어려워서다. 1위 기업을 추격하기 벅찬 가운데 밑에서는 인텔이 거세게 쫓아오고 있다. 외부 매출은 높지 않으나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미국이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추격자 입장에서 도전자까지 등장해 칼을 겨누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에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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