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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테슬라·토요타 제쳤다"···현대차·기아 3분기 만에 '20조원'

산업 자동차

"테슬라·토요타 제쳤다"···현대차·기아 3분기 만에 '20조원'

등록 2023.10.27 19:54

박경보

  기자

3분기 합산 영업익 테슬라 3배···순현금 32조원 확보올해 영업익 25조원 돌파 유력···전년 토요타 실적 상회美·歐서 비싼 차 많이 팔고 환율효과·원재료값 하락까지

"테슬라·토요타 제쳤다"···현대차·기아 3분기 만에 '20조원'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판매 증가와 브랜드 가치 제고에 따른 '비싼 차 제값받기'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중국‧러시아 등 신흥시장 판매차질과 전기차 인센티브 증가는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오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3분기 매출액(연결기준) 41조27억원, 영업이익 3조8218억원, 판매 104만551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 146.3%, 2.0%씩 증가한 수치다. 특히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컨센서스(3조6182억원)보다 2000억원 가량 높았다.

기아도 다음날인 27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액(연결기준) 25조5454억원, 영업이익 2조865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0.3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272.90%나 증가했다.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3.50% 늘어난 77만8213대로 집계됐다.

올 들어 호실적 행진을 이어온 현대차와 기아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0조7945억원을 달성했다. 두 회사가 3분기 만에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한 건 1999년 현대차의 기아 인수 이후 처음이다.

4분기가 전통적인 자동차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현대차‧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은 2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업계 판매 1위인 토요타의 지난해 실적(2조7250억엔(약 24조6000억원)을 웃도는 실적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6조6869억원)은 테슬라(약 2조4000억원)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3분기 기준 현대차‧기아의 합산 순현금은 236억달러(약 32조원)로, 테슬라(약 31조3000억원)를 웃돌았다.

"테슬라·토요타 제쳤다"···현대차·기아 3분기 만에 '20조원' 기사의 사진

악재 뚫은 현대차‧기아···판매 성장 둔화에도 수익성 제고
3분기는 자동차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에 속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2020년을 제외한 10년(2012~2022년)간 전분기 대비 평균 32.6% 감소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9.8%, 15.8% 밖에 줄지 않았다.

올해 3분기엔 지정학적 리스크, 고금리, 소비심리 둔화 등 각종 악재가 겹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9.3%, 11.2%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다만 올해 3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 성장 폭은 이익 개선세에 못 미쳤다.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104만5510대를 기록했고, 기아는 같은 기간 3.5% 증가한 77만8213대를 판매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선 견조한 판매를 유지했지만 중국,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물량을 늘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의 해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SUV‧제네시스 판매 증가···'풀옵션' 비중도 늘어
판매 성장세에 비해 수익성이 비약적으로 개선된 배경은 판매 믹스 개선이 첫 손에 꼽힌다. 세단보다 비싼 SUV와 전기차,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량을 늘리고, 고가의 상위트림 판매 비중을 확대했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을 기존 4.9%에서 5.1%로 확대했고, SUV의 판매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3.9%p 증가한 54.7%에 달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투싼, 코나, 펠리세이드 등 SUV 판매 비중을 77.4%까지 높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9%p나 증가한 수치다. 전기차 판매 비중(8.4%) 역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도 5.2%p나 늘었다.

기아 역시 고가 트림의 판매 비중을 늘리면서 수익성을 제고했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형SUV 텔루라이드의 최고가 트림 선택 비중은 2021년 37%에서 올해 50%까지 올라왔다"며 "단순히 가격인상 뿐만 아니라 차량의 부가가치가 계속 올라가면서 높은 가격효과가 유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판매증가, 믹스개선, 가격효과, 원가절감이 호실적을 견인했다"며 "차종, 옵션, 트림에서 동시에 믹스개선이 나타나며 과거와 다른 수준의 실적이 이어지 있고, 브랜드 가치 제고가 차량의 부가가치 상승으로 이어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3분기 들어 전기차 인센티브가 다소 늘었으나 판매 믹스 개선효과가 이를 상쇄했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정본부장 부사장은 "전기차 인센티브는 늘었지만 믹스가 개선되고 재료비는 줄면서 2분기 대비 큰 영향이 없었다"며 "미국에서 전기차 인센티브가 증가했지만 기존 내연기관차의 인센티브는 여전히 시장 평균을 밑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이 다소 내리긴 했지만 유로화가 여전히 강세인 점도 현대차‧기아에 호재였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증가분 가운데 환율효과는 3060억원에 달했고, 기아도 환율로 760억원 가량의 이익을 더했다. 이에 대해 이혜인 기아 IR 팀장은 "3분기 원달러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2% 하락했지만 원유로 환율이 6% 상승하면서 환율은 전체적인 손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원재료값의 하락도 수익성 개선의 배경이다. 현대차의 3분기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p 하락한 79.4%로 나타났다. 부품 수급 상황 개선으로 인한 가동률 상승과 원자재 가격 인하로 매출 원가율이 개선됐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기아가 '2023 기아 EV Day'에서 'EV3' 콘셉트 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기아가 '2023 기아 EV Day'에서 'EV3' 콘셉트 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내년 불확실성은 여전···"저가 전기차 출시 서둘러야"
현대차와 기아는 앞서 상향 조정한 올해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를 무리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이 같은 고수익 기조를 내년에도 이어갈 수 있느냐다. 코로나19 확산여파로 누적됐던 대기수요는 상당히 해소됐고, 고금리와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침체도 본격화된 상태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경쟁 심화와 수요 위축으로 인센티브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주요 신흥시장에서 부진이 장기화 되고 있는 것도 내년 실적 눈높이를 낮추는 배경이다. 올해 3분기 기아의 북미‧유럽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8.3%씩 늘었지만 아태지역과 인도에선 각각 21.9%, 15.6%씩 감소했다. 러시아와 중국에서도 각각 7.3%, 11.1%씩 줄었다. 현대차의 판매량도 북미와 유럽에선 12.8%, 7.9%씩 성장했지만 중국에선 33.8%나 급감했다. 러시아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39% 쪼그라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중국업체와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의 판매가격 인하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현대차‧기아에게 부담이다. 모델Y 등 테슬라의 주력모델의 판매가격은 이미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내려온 상태다. 반면 기아의 전기차 간판모델인 EV6는 스포티지(가솔린 AWD 기준) 대비 두 배 가량 비싸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 점유율 확보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기아의 글로벌 점유율과 전기차 점유율의 괴리가 여전한 상황에서 경제성과 편의성이 높은 전기차 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EV3는 내년 2분기 말, EV4는 내년 4분기 말 정도에 출시될 것"이라며 "가격과 판매전략은 향후 적당한 시기에 별도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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