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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두 번의 주가조작 악재로 깊어진 시름

증권 증권일반 상반기 결산 | 증권

두 번의 주가조작 악재로 깊어진 시름

등록 2023.06.29 10:37

수정 2023.06.29 10:44

임주희

  기자

연초부터 시작된 '불공정거래' 악재로 골머리CFD·신용거래 서비스 줄고 충당금 부담까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올 상반기 증권가는 연일 '불공정거래'로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연초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매매와 관련 불공정거래 의혹이 일어난 데 이어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 주가조작 사태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증권가 분위기는 침체 그 자체다.

4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증권사들은 1분기 증권 업황 개선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발생한 예상치 못한 악재로 인해 시름에 잠긴 모습이다. 게다가 하반기를 앞둔 상황에서도 시장 분위기가 좀처럼 환기되지 않음에 따라 올해도 영업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첫 '불공정거래'로 의심되는 사건은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과 관계가 있다. 지난 2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05%를 사들이면서 시작된 경영권 분쟁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SM 현 경영진' 대 '하이브·이수만 전 에스엠 최대주주'의 대결 구조를 보였다.

문제는 양 측이 지분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불공정거래가 발생했다고 의심을 제기한 것이다. 지난 2월 28일 하이브는 금융감독원에 IBK투자증권 판교점을 통해 이뤄진 SM엔터테인먼트 주식에 대한 비정상적 대규모 매입 건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다며 진정서를 제출했었다. 이후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포기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으나 불공정거래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이어 지난 4월엔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를 통해 매도 물량이 대량 시장에 등장하면서 8개 종목(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선광, 다우데이타, 삼천리, 하림지주, 세방, 다올투자증권)이 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사태는 차액결제거래(CFD) 제도를 악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 증권사에 질타의 화살이 돌아갔다. CFD는 주식 등 기초자산의 직접 보유 없이 가격 변동분에 대해서만 차액을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을 뜻한다. 증거금(40%)을 납부하면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용융자와 유사하다. 운용 금액에 대한 제한이 없다 보니 중소형 증권사들이 수익을 내는 창구로 활용됐었다.

여기에 키움증권의 오너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연루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증권가엔 도덕성 문제도 제기됐다. 이에 김 회장은 회장직 사태 및 다우데이타 주식매각 대금 605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일단락되는 듯했던 주가조작 사태는 6월 들어 재차 발생했다.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방림,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등 4개 종목과 코스닥 시장에서 동일금속 1개 종목이 하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해당 종목들은 4월 발생한 SG사태 종목들과 마찬가지로 수개월간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다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하한가 종목들에 대해 거래정지라는 강수를 뒀다.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연이은 주가조작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단순 사건에 대한 충격이 아닌 실적 개선 부담으로 이어진 모습이다. CFD상품의 경우 투자자가 손실을 정산하지 못하면 미수채권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종적으로 증권사가 부담을 지게 되는 구조다. 기대했던 업황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CFD 거래 중단 및 신용거래 서비스 축소 등만 발생한 상황이다.

이용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증권사별 8개 종목 관련 CFD 미수채권 규모'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4일 기준 주가가 폭락한 8개(삼천리·서울가스·선광·대성홀딩스·세방·다우데이타·다올투자증권·하림지주) 종목에 대한 12개 증권사의 CFD 미수채권 규모는 총 2521억원으로 집계됐다.

A증권사는 685억원 규모의 미수채권이 발생해 규모가 가장 컸으며, 미수채권 규모가 100억원을 넘는 증권사는 모두 6개 사로 조사됐다.

이외에 5개 증권사의 미수채권 규모는 ▲502억원 ▲444억원 ▲341억2000만원 ▲170억9000만원 ▲123억8000만원 등으로 나타났으며, 이밖에 미수채권 규모가 가장 적은 증권사는 8억6000만원 규모로 추정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주가조작에 활용돼 증권사 입장에선 억울한 상황"이라며 "사마다 위기 대응을 한 상황이지만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대 대형 증권사(미래에셋·한국금융·키움·NH투자·삼성)의 2분기 연결 기준 예상 영업이익은 1조10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분기(1조5827억원) 대비 30.7% 줄어든 규모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조작 사태가 일단락된 듯 하나 해당 종목들이 거래 정지 상태라 언제든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이어 CFD 관련 충당금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랬지만 올해도 비용을 최소화하고 인력도 필요 인력 외엔 계약 연장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며 "올 연말 증권가에 또 한 번 피바람이 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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