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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美 규제 직격···SK하이닉스, 구형 반도체 생산 현실화

산업 전기·전자

美 규제 직격···SK하이닉스, 구형 반도체 생산 현실화

등록 2023.05.08 15:00

김현호

  기자

"우시 팹 2세대→3세대 전환 연기"전체 D램 생산량 40% 책임지는 中DUV까지···ASML 장비 반입 힘들 듯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로 SK하이닉스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로 SK하이닉스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여파가 현실화된 모양새다. SK하이닉스가 중국 팹 공정을 전환하려고 했던 계획이 연기되면서다. 대신 레거시(범용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네덜란드산 반도체 장비 반입을 어렵게 만드는 규제 확장까지 거론되고 있다. 최신 장비가 없다면 반도체 성능을 끌어 올릴 수 없는 만큼 SK하이닉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당초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Wuxi) 팹에서 생산되는 D램의 주류 공정을 2세대(1y)에서 3세대(1z)로 전환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환 계획은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로 연기됐고 대신 21나노 중심의 DDR3 및 DDR4 등의 점유율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D램 제조사는 1세대(1x) D램을 출하한 이후 다음 세대 제품의 명칭을 각각 1y, 1z 등으로 지었다. 1x 제품에 10나노급 공정이 적용되면서 기술 난도가 높아지자 제품 정보를 숨기기 위한 의도였다. 명칭은 4세대(1a) D램부터 알파벳 순으로 세대가 높아지게 된다. 현재 업계 최선단 공정은 5세대 D램인 1b다.

우시 팹 D램 공정 업그레이드가 어려워지면서 SK하이닉스로선 직격탄을 맞게 됐다. 우시 팹이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한 주요 종속법인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반도체 장비 규제 탓에 전략적 요충지에서 구형 반도체를 양산하게 된 셈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통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18나노 이하 공정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을 생산하기 위한 반도체 제조장비를 중국에 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출 규제였다. 국내 기업은 규제 적용을 1년 동안 유예받았으나 장비 반입에 대한 '전면 허용'이 허가되지 않으면서 중국 팹에 대한 투자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이미 기술 리더십까지 구축해 놓은 상태라 이번 규제가 더욱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활용해 10나노급 4세대 D램을 양산했고 올해 1월에는 4세대 D램을 인텔 CPU(중앙처리장치)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인증을 처음으로 받기도 했다.

EUV 반입도 어려운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보유 중인 EUV 장비는 2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EUV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 중인 네덜란드의 ASML이 미국 정책에 동조하면서다. 또 최근 리에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은 의회에 서한을 보내 "반도체 장비에 대한 기존 수출 통제 체계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네덜란드가 EUV의 하위 장비인 DUV(심자외선)까지 수출을 통제하려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UV는 파장이 짧은 극자외선 광원을 이용해 첨단 미세회로를 구현하는 반면 DUV는 빛을 이용해 웨이퍼에 전자회로를 새기는 점이 차이다. DUV 공정은 메모리 반도체 공정의 90%를 점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 우시 팹 공정은 구체적인 타임라인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도체 장비 규제로 공정 전환 계획이 연기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EUV의 도입도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중국에 반입하려는 계획도 파악되지 않았다"며 "DUV 반입 규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아직 지켜보는 단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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