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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살 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미래 위한 '빌드업'

군살 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미래 위한 '빌드업'

등록 2022.02.22 07:30

수정 2022.02.22 10:31

천진영

  기자

승마 사업부 물적 분할, 작년 아쿠아리움·F&B 독립 후속 조치 '선택과 집중' 전문성 강화·경영 효율화, 1035억 투자 재원 마련 김승연 회장 삼남 김동선 상무, 체질 개선으로 경영능력 입증 과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승마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회사 '한화넥스트'(가칭)를 설립한다. 지난해 아쿠아리움·F&B 부문 독립을 시작으로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유무형 자산 매각으로 1035억원의 실탄까지 마련한 가운데 신사업 확장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승마 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의 방법으로 분할해 한화넥스트를 설립키로 의결했다. 분할 기일은 오는 5월 1일이며 존속회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신설회사인 한화넥스트 지분 100%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한화넥스트는 승마장 운영을 비롯해 승용마 생산 및 판매, 성장 잠재력을 가진 해외 마필 육성 및 판매 등의 사업을 우선 진행할 방침이다. 대표이사에는 정태희 한화호텔&리조트 미래전략실 HI TFT장을 내정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 낮은 승마 사업을 분리해 독립 전문 경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라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작년부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으며, 해당사업부 중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문부터 분할해 경영 효율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작년 4월 아쿠아리움 사업을 물적분할해 아쿠아플라넷을 설립했고, 같은 해 7월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 사업을 제외한 F&B 사업부문을 분리해 더테이스터블을 세웠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매출 규모는 각 226억원, 122억원이다. 독립 경영 체제 이후 이들 자회사의 실적이 모두 향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재무구조 개선 노력도 눈에 띈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399.7%다. 작년 상반기(6월 말) 528.2%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128.5%포인트 하락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부채비율은 2018년 말 276.7%에서 2019년 370.7%, 2020년 457.9%로 2년 간 급격히 늘었다. 다만 회원권 판매가 부채로 잡히는 리조트업 특성상 이를 제외한 실질적 부채 비율은 작년 말 기준 140% 수준으로 파악된다. 차입금 의존도는 2019년 말 23.6%, 2020년 24.7%였으나 작년 말 기준 18%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한화넥스트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만큼 연결 기준 실질적인 재무 변화는 없다. 작년 말 별도 기준으로 살펴보면 분할 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자산은 2조2089억원, 부채 1조7669억원, 자본 4420억원이다. 한화넥스트를 분리한 뒤 자산과 부채는 각각 2조2040억원, 1조7620억원이다. 자본은 4420억원으로 동일하다. 부채비율은 398.6%로 1.1%포인트 하락한다.

한화넥스트는 자산 812억원으로 출발한다. 분할 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별도 자산의 3.7%에 해당한다. 부채는 52억원, 자본은 761억원이다. 부채비율은 6.8%다. 신설사업부문의 작년 매출은 16억원 규모다.

분할 후 한화넥스트의 자산 중 유동자산은 2억2702만원이다. 이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794만원에 불과하다. 분할 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별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373억원)의 0.05% 수준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분할기일 전인 4월 말경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단기차입금 약 500억원을 차입할 예정이며, 이후 한화넥스트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지원사격은 한화그룹의 경영 승계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경우 작년 5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상무가 프리미엄사업부 프리미엄레저그룹장으로 부임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승마사업 총괄하는 한편 프리미엄 레저 분야 신사업모델 개발을 맡았다. 김 상무는 분할 후 한화넥스트의 미래전략실장을 맡을 예정이다.

다트머스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김 상무는 승마선수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땄으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유일한 한국 승마 선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물의를 일으킨 뒤 한동안 그룹을 떠나 있다가 2020년 사모펀드에 근무하면서 복귀를 준비했다. 이후 대표 계열사인 한화에너지에 발령, 약 반 년 만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이동했다.

현재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총괄사장이 에너지를 중심으로 그룹 전반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보험을 비롯한 금융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김동선 상무가 호텔·리조트 등 레저사업을 맡으면서 형들에 비해 뒤늦게 경영 시험대에 오른 만큼 그룹 내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것은 과제다.

아울러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보유 사업부문, 자산, 주식 등을 한화솔루션에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춘천사업본부 골프장 및 수목원 운영사업(615억원)과 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토지 및 건물(104억원), 고도 카이샤 서밋 아폴로 일레븐 외 3개사 지분(316억원)을 포함해 총 1035억원 규모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이번 자산매각으로 마련한 재원은 복합단지 개발 추진 등 신사업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리조트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라며 "승마 부문 분할은 김동선 상무에 집중된 사업 재편으로 비춰지지만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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