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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 드라마·예능은 자동차 ‘쇼룸’

요즘 TV 드라마·예능은 자동차 ‘쇼룸’

등록 2013.08.25 11:13

정백현

  기자

자동차업계가 자사의 차를 홍보하기 위해 쇼룸(전시장)을 벗어나 텔레비전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전파를 통해 차의 모습을 쉽게 알리고 달리는 모습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요즘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영되는 대부분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는 한 두 대 이상의 자동차가 간접 광고(PPL) 형태로 등장한다. 자동차의 PPL 빈도는 지난 2010년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된 이후 케이블 채널은 물론 지상파 채널에서도 크게 늘었다.

자동차의 PPL은 이제 단순한 차 홍보를 넘어 작품의 스토리에 중점적으로 개입하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각 브랜드는 등장인물과 프로그램 성격에 맞는 차를 등장시켜 등장인물의 특성과 성격을 그대로 나타내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 등장한 인피니티 M30d. 사진=한국닛산 제공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 등장한 인피니티 M30d. 사진=한국닛산 제공

대중화된 수입차 시장의 수준을 입증하듯 대부분의 드라마에 등장하는 PPL용 자동차는 수입차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PPL 허용 규정 상 브랜드 로고를 가리고 등장하지만 브랜드별로 특색 있는 외모를 지닌 덕에 자동차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아, 저 차’하며 무릎을 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자동차 PPL 성공 사례 중 하나는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베티’다.

극중에서 등장했던 자동차는 메르세데스-벤츠 ML63 AMG로 장동건(김도진 역)이 애지중지하는 애마로 등장했다. 차에 ‘베티’라는 애칭을 붙이고 마치 애인처럼 돌보는 장동건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방영 이후 ‘베티’의 정체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이어 ML63 AMG라는 차명이 알려진 뒤에는 이 차를 구매하고 싶다는 문의가 각 전시장에 쏟아졌다. 그러나 1억5000만원을 호가하는 ML63 AMG의 높은 가격 탓에 많은 소비자들이 좌절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 드라마의 PPL 효과를 제대로 봤다. 많은 소비자들이 고가의 ML63 AMG 대신 이 차와 똑같은 외모를 지닌 하위 모델 ML350, ML250의 구매해 전체적인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방송 이후 이 모델들은 매달 100여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MBC 드라마 '투윅스'에 등장하는 닛산 370Z. 사진=한국닛산 제공MBC 드라마 '투윅스'에 등장하는 닛산 370Z. 사진=한국닛산 제공

최근 방송되고 있는 주요 드라마에도 수입차 PPL이 진행되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PPL을 진행하는 브랜드는 닛산과 인피니티다.

한국닛산은 닛산 알티마와 큐브, 무라노 등 주요 모델을 MBC 수목드라마 ‘투윅스’에 등장시켰다.

닛산의 고급형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M30d와 G25, FX 등의 차를 ‘투윅스’의 경쟁작인 SBS 드라마스페셜 ‘주군의 태양’에 등장시켰다.

포드와 링컨 브랜드를 판매하는 포드코리아도 SBS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에 포드 포커스와 올 뉴 퓨전, 머스탱, 링컨 MKZ 등을 등장시켜 극의 흐름 이해를 돕고 있다.

수입차가 공격적인 드라마 PPL을 진행하는 것과 반대로 국산차를 주요 드라마에서 보기는 조금 어렵다. 현대·기아차의 제네시스(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벨로스터(광고천재 이태백), K7, 쏘렌토R(아이리스 2), 한국GM의 쉐보레 트랙스(최고다 이순신) 등이 주요 사례다.

KBS 드라마 '아이리스2'에 등장했던 기아자동차 K7. 사진=기아자동차 제공KBS 드라마 '아이리스2'에 등장했던 기아자동차 K7.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다만 국산차는 대중적인 이미지와 어울리는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한다.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현대차 벨로스터와 i30, i40는 SBS ‘런닝맨’, KBS ‘1박2일’, MBC ‘우리 결혼했어요’ 등 지상파 3사 예능 프로그램에 종종 얼굴을 비추고 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드라마에 투입되는 자동차는 등장인물의 성격, 소득 수준, 사회적 지위에 따라 결정된다”며 “요즘 들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부유층 등장인물이 많아진 탓에 상대적으로 수입차의 PPL이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자동차 PPL에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드라마 1편에 자동차 회사가 방송사 또는 드라마 제작사에 투입하는 비용은 드라마 총 횟수가 20회를 기준으로 할 때 약 1억5000만원 수준에 이른다.

대부분 대행 회사를 통해 PPL이 진행되며 대본이 수정될 경우에는 등장하기로 했던 자동차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드라마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 관계에 놓이게 된다.

PPL 대행사와 드라마 제작진은 계약 조건에 맞게 자동차 출연 시간, 로고 노출 빈도, 극중 환경 등을 꾸준히 토의해 결정하게 된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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