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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자회사 12곳' 거느린 가상화폐 왕국

IT 블록체인 지배구조 2023|두나무①

'자회사 12곳' 거느린 가상화폐 왕국

등록 2023.09.20 08:23

임재덕

  기자

업비트·증권 플러스가 핵심 사업, 수수료가 총매출 97%크립토 윈터에 휘청···중고 거래·부동산 등 사업다각화 총력신사업 찾는 두나무, 투자금 '3.5조' 충분···학계선 증권사 추천

두나무는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Upbit) 운영사다. 업비트는 증권 정보 공유 플랫폼 '증권플러스'와 함께 회사 살림을 책임지는 핵심 사업이다. 전체 매출의 97%가 여기에서(수수료) 나온다.

바꿔 말하면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됐을 때 오는 리스크도 크다. 두나무는 이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자 수조 원에 달하는 현금을 투자,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 그래픽 = 박혜수 기자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 그래픽 = 박혜수 기자

업비트 돌풍, 단숨에 대기업 등극
두나무의 출발은 '블록체인·가상화폐'가 아니었다. 2012년 4월 뉴스요약 서비스 '뉴스메이트'로 사업을 시작한 뒤, 카카오톡 기반 증권 정보 공유 플랫폼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다 2017년 업비트를 출범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당시만 해도 후발주자인 업비트가 국내를 대표하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될 거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두나무는 다양한 가상자산을 빠르게 흡수했고, 특유의 간편한 사용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사용자들이 모여들었다. 실제 두나무가 업비트 론칭 2개월 만에 확보한 회원은 120만명에 달했다. 일평균 이용자도 100만명이나 됐고, 하루 평균 거래액은 5조원을 넘겼다.

분위기를 탄 업비트 상승세는 거침이 없었다. 2020년 6월 케이뱅크와 제휴로 원화 입금이 가능해지면서, 업비트 가입자 수는 또 한 번 퀀텀점프했다. 결국 업비트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평정했다. 블록체인 정보 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암호화폐 거래대금 기준 업비트 시장 점유율은 82.7%였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 열풍과 함께 회사 덩치도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4월 두나무 자산규모를 10조8225억원으로 평가,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으로 지정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은 계열사 자산을 모두 합친 자산규모가 10조원이 넘는 대기업을 뜻한다. 창립 10년 만에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으로 편입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그만큼 두나무의 성장 속도는 빨랐다.

그러나 사업다각화 목적으로 시작한 신사업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21년 '르'(rrr)에 30억원을 투자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든 게 대표적인 예다. 르는 원더걸스 유빈이 JYP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끝난 후 차린 소속사다. 그러나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최근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중고 명품 시계 거래 플랫폼 시장에도 진입했다. 같은 해 두나무는 바이버에 95억원을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했고, 지난해와 올해 각각 20억원, 50억원을 추가 출자해 지분율을 81.34%까지 끌어올렸다. 부동산 시장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두나무는 코람코더원강남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를 비롯해 캡스톤일반부동산사모투자회사3호전문과 캡스톤일반부동산사모투자회사4호전문을 통해 부동산에 투자해 왔다.

두나무는 총 12곳에 달하는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두나무는 총 12곳에 달하는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이렇게 늘려간 두나무 자회사는 ▲퓨처위즈(이하 지분율 100%) ▲두나무앤파트너스(100%) ▲코드박스(67.17%) ▲두나무투자일임(94.02%) ▲드림트리혁신성장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99.83%) ▲코람코더원강남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50%) ▲바이버(81.34%) ▲오토매닉스(85.71%) ▲람다256(60.06%) ▲두나무글로벌(100%) ▲캡스톤일반부동산사모투자회사3호전문(100%) ▲캡스톤일반부동산사모투자회사4호전문(100%) ▲Levvels Inc.(65%) 등 12곳에 달한다.

크립토 윈터 장기화에 휘청, 활로는?
두나무가 이처럼 사업다각화에 집중한 배경은 업비트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함이다. 올해 상반기 두나무 총매출에서 업비트로 대표되는 거래 플랫폼 수수료 비중은 97.05%에 달했다. 가상화폐 시장이 침체할 경우 회사가 존폐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이런 우려는 일부 현실이 됐다. 공정위는 지난 4월 두나무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제외했다. '크립토 윈터'(가상자산시장 침체기) 장기화로 두나무 자산규모가 10조원 아래까지 떨어진 여파다.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915억·298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반토막 수준이다. 한때 추정 시총 20조원을 돌파해 '데카콘'(시총 10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으로 불렸지만, 현재는 3조원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이 위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유동성 악화를 야기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가상화폐가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국내외 부정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대외 환경 변화에 민감한 가상자산 사업이 흔들릴 때 안정적으로 매출을 내 줄 신사업이 두나무에는 절실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단 지난 6월 말 기준 두나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조4868억원으로, 새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투자 실탄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학계에서는 증권사 인수가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 회사가 증권사를 품는 건 매우 큰 이점이 있다"면서 "증권사는 직접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상자산 거래도 가능하다. 최근 조각 투자에 대한 이슈도 있는데 관련된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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