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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가져온 경제학···커피 문화를 바꾸다

스타벅스가 가져온 경제학···커피 문화를 바꾸다

등록 2017.05.15 08:34

이지영

  기자

믹스에서 원두로···소비인식 바꿔가맹점 없이 직영 체제로만 운영해 유동인구 우선 원칙 주요상권 공략소품 마케팅 적중 ‘마니아 층’ 형성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서울 청담동 청담스타빌딩에 1000번째 매장을 오픈한다.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서울 청담동 청담스타빌딩에 1000번째 매장을 오픈한다.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

서울 신촌에 17년 전 첫번째 매장을 오픈한 스타벅스는 한국 커피시장에 그야말로 혁명을 가져왔다. 커피문화는 물론 소비 트렌드까지 바꿔놨다. 지금 교차로 길건너에 서너개씩 자리잡은 원두커피 프랜차이즈의 원조가 스타벅스다.

◇커피 소비인식 바꿔 = 국내 커피시장은 20년 전까지만 해도 믹스커피와 캔커피 등 인스턴트커피가 주도했다. 그러다가 지난 1999년 스타벅스가 국내에 상륙하고 원두커피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이화여자대학교 앞에 문을 연 스타벅스 1호점에서 여대생들이 한 손에 들고 나온 테이크 아웃 커피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 전국적으로 커피전문점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2000년 이후부터는 커피빈, 탐앤탐스, 카페베네 등 전문커피 매장이 도심의 주요거리를 채워나갔다. 원두커피 열풍은 ‘식사후 한손엔 커피한잔’이라는 소비 트렌드를 가져올 정도로 빠르게 확산됐다. 평균 한끼 식사값에 버금가는 비싼 가격이지만 소비자들은 4000원~5000원 언저리의 커피값을 더이상 아까워 하지 않는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커피프랜차이즈 시장에 수많은 토종브랜드들이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영역을 확장하는 붐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무리한 점포확장 부작용으로 수익성 벽에 부딪힌 이들은 하나둘씩 폐점 수순을 밝고 있다.

주요 상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면 '한집 건너 한집 꼴'로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선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강남일대 대로변에는 수십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몰려있다. 여기엔 스타벅스 외에도 수백개의 커피전문점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적으로 매장 입지를 정할 때 ‘허브 앤드 스포크’ 전략을 구사한다. 축을 중심으로 바큇살이 뻗은 자전거 바퀴 모양에서 유래한 용어인 허브 앤드 스포크는 유동인구가 많은 특정 지역에 매장을 집중시키는 전략이다. 임차료가 비싸더라도 유동인구가 많은 동네에 가게를 차리는 것이 성공확률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전략으로 스타벅스는 무서운 속도로 점포 확장에 나섰다. 2013년 이후부터는 매년 100개 이상씩 매장을 늘려 2013년 121개, 2014년 142개, 2015년에110개가 늘었다. 지난해에도 꾸준히 매장을 확장해 1000개 점포 시대를 열었다. 이처럼 스타벅스가 한 상권에 여러 매장을 내며 주요상권을 장악할 수 있는 100% 직영점 운영 체제로 가맹사업법의 접촉을 받지 않는 데 있다. 가맹사업법 상 현재 커피전문점의 경우 반경 500m 내에는 신규 매장을 개설할 수 없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가맹점주 눈치 볼 필요없이 장사가 잘되는 동네에 전략적으로 신규 매장을 낼 수 있다.

스타벅스는 이같이 꾸준히 점포를 확장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폐점이 잇따르며 부침을 겪고 있는 토종 커피전문점들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점포 확장과 함께 매출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엔 연매출 연간‘1조’클럽에도 입성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무려 80% 이상이나 늘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매출은 1조28억원으로 전년보다 29.6%(2289억원) 증가했다. 수익성도 크게 늘었다. 작년 영업이익은 853억원으로 전년보다 80.9% 늘었다. 이 가운데 해외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5% 가량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1998년부터 스타벅스 해외 자회사(SBI Nevada)와 상표·기술사용 계약을 맺고 매년 로열티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스타벅스는 2014년 첫 론칭한 최상급 커피 브랜드 '리저브'를 새롭게 단장하며 원두와 매장 등을 업그레이드했다. 60개 리저브 전체 매장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30% 성장했다.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59개에서 97개로 1년 간 64% 늘었다.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이 가능한 이 같은 매장 형태는 관리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가 적어 기존 매장보다 수익성이 20~30% 높다.

◇MD상품 차별화 적중 = 한국의 커피문화를 바꿔놓은 스타벅스는 커피시장에 또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바로 '워터보틀'과 '텀블러'다. 커피를 주문하고 음료가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매장 안을 둘러보면 각종 워터보틀과 텀블러가 예쁘게 진열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두 아이템은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의 트렌드와 레저 열풍이 맞물려 폭발적인 인기를 불러일으켰다. 급기야 스타벅스 텀블러 마니아층까지 형성됐다.

새로운 디자인의 텀블러가 출시 되면 마니아들은 텀블러를 손에 넣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커피숍 오픈 전부터 문앞에 줄서서 기다려 구입한다는지, 남들보다 한 발 늦어 텀블러를 구입하지 못한 마니아들은 텀블러가 남아있는 전국 스타벅스를 돌아다니기도 한다. 또 어떻게든 텀블러를 손에 넣고 말겠다는 마니아들은 온라인으로 프리미엄을 잔뜩 붙여주면서까지 텀블러를 구입한다. 커피 소품에 불과한 텀불러를 갖고 싶어 소비자를 안달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스타벅스의 원칙마케팅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텀블러 등의 소품이 아무리 인기가 많고 하루만에 완판이돼서 물량이 턱없이 부족할지라도 애초 계획했던 물량이 소진되면 절대로 추가 생산하지 않는 다는 원칙이 있다. 같은 디자인의 상품 역시 두번 다시 출시하지 않는다. 이런 전략으로 스타벅스의 텀블러는 자연스럽게 ‘지금이 아니면 평생 구할 수 있는’ 리미티드에디션 존재가 돼버린 것이다. 지난 2014년 ‘청마시리즈’의 경우 인기가 상당했다. 임산부들이 이 텀블러에 물을 따라 마시면 건강한 아이가 태어난다는 설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당시 임산부들 사이에서는 이 청마 텀블러를 손에 넣기 위한 쟁탈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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