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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정은지-한그루, 대한민국 찌질녀를 대신해 울어준 당신에게 경배를

장나라-정은지-한그루, 대한민국 찌질녀를 대신해 울어준 당신에게 경배를

등록 2014.07.11 16:14

홍미경

  기자

사진= 뉴스웨이 사진DB사진= 뉴스웨이 사진DB


망가지는 것은 기본 찌질한 여자 캐릭터가 7월 안방극장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KBS, MBC 지상파를 비롯해 케이블에서 올 여름 야심차게 내 놓은 미니시리즈의 중심엔 바로 평범녀들의 습격이 있다. 때론 순수하게 때로는 찌질하기 짝이 없는 현실감 넘치는 매력이 남심을 사로잡고 있는 것. 안아주고 싶을 만큼 불쌍한(?) 여배우들의 존재감 싸움이 흥미진진하다.

◆ ‘운널사’ 장나라, 찌질하지만 순수한 캐릭터로 부성애 자극

각종 화제를 낳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을 거듭하고 있는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극본 주찬옥 조진국, 연출 이동윤 김희원)에서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에 푹 빠진 김미영 역의 장나라는 원조 로코퀸답게 평범하고 찌질하지만 순수하기 그지없는 매력으로 부성애를 자극하고 있다.

장나라는 이미 12년 전 ‘명랑소녀 성공기’를 통해 찌질하지만 순수한 평범녀 캐릭터를 선보여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에는 극중 ‘포스트잇 걸’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주위 사람들의 온갖 잡다한 일을 도맡아 하는 로펌 계약직 서무직원 김미영역을 맡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찌질녀 캐릭터로 열연 중이다.

사진= MBC 제공사진= MBC 제공


장나라는 극중 처음 사랑했던 남자에게 버림받고 눈물을 쏟으며 세상 모든 김미영을 대변하는 애처로움으로, 절절한 가슴 아픔에 시청자들도 함께 눈물짓게 만들며 공감지수를 끌어올렸다. 제대로 된 연애도 해본 적 없는 미영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자꾸만 그녀에게 측은한 시선이 갈 수 있도록 설득력 있는 캐릭터를 선보였고, 미영으로 울고 웃으며 가슴 아파하는 등 감정 상태를 절정으로 끌어 올린 채 미영의 마음을 여실히 표현해 냈다.

또한 단순히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슬퍼하는 것이 아닌, 현실에 대한 절망과 어수룩한 자신에 대한 한탄 등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이 절충된 눈물로 시청자들 마음을 자극했다.

◆ ‘트로트의 연인’ 정은지, 구성진 트로트 가락이 더 애잔한 대표 찌질녀

KBS ‘트로트의 연인’(극본 오선형·강윤경, 연출 이재상·이은진) 정은지는 사고뭉치 아버지와 동생을 부양해야 하는 소녀 가장 최춘희역을 맡아 지지리 궁상 찌질녀가 트로트의 여왕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때문에 극 초반 정은지는 마라톤 선수를 꿈꿨지만 부상으로 좌절해야 했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스포츠센터에서는 쫓겨나는 설움을 겪었다. 천신만고 끝에 기획사에 들어가지만 거듭되는 불운으로 지방 밤무대에서 반짝이 의상을 입고 노래를 불러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게 된다,

정은지가 선보이는 최춘희역은 전형적인 캔디녀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초반부터 터지는 불운과 실패가 그러하고 향후 신데렐라처럼 트로트 여왕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보아오던 캔디녀와 다르지 않다.

사진= KBS 제공사진= KBS 제공


하지만 정은지가 선사하는 최춘희에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트로트 가수라는 점이다. 정은지는 가수출신을 십분 살려 슬프고 괴로워도 울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구성진 트로트로 아픔을 달랜다. 그 절절한 노랫소리가 멜로디가 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서민들의 가슴을 울려주니 앞으로 그녀가 보여줄 찌질함의 극치가 기다려 지는 대목이다.

◆ ‘연애 말고 결혼’ 한그루, 사랑하는데 찌질한게 대수?

tvN ‘연애 말고 결혼’(극본 주화미, 연출 송현욱)에서 첫 주연을 맡아 열연중인 한그루는 찌질녀 캐릭터 중 단연 갑(甲)이다. 그는 드라마에서 ‘결혼 하고 싶은 여자 주장미 역을 맡아 이별을 통보한 남자친구에게 매달리며 술주정을 하거나 집요하게 전화를 거는 등 구질구질한 모습을 선보이며 제대로 망가졌다.

‘연애 말고 결혼’은 ‘결혼집착녀’ 주장미와 ‘결혼질색남’ 공기태의 계약 연애 로맨스를 유쾌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연애와 결혼이라는 현실감 있는 소재와 한그루, 연우진, 정진운, 한선화, 허정민, 윤소희 등 라이징 스타들의 톡톡 튀는 연기가 조화를 이룬 것. 공감과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는 호평을 받으며 큰 화제를 모았다.

‘연애말고결혼’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송현욱PD는 주장미 캐릭터에 대해 “단순히 웃기려고 오바 한다거나 슬랩스틱을 하는 것이 다가 아니고 재미는 감동도 있어야 하고 의미도 있어야 한다. 그런점에서 극중 주장미는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시청자들과 공감대가 형성하고 힐링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한그루는 “굉장히 솔직 담백하고 술도 좋아하는 캐릭터를 진솔하게 그리고 싶다. 어떻게 보면 말괄량이처럼 보일 수 있으나 진심으로 사람을 대할 줄 아는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공감해 주길 바란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사진= CJ E&M 제공사진= CJ E&M 제공


무엇보다 주장미역의 한그루는 단순히 자신의 행복과 미래를 위해 결혼 하고 싶어하는 ‘결혼집착녀’가 아닌 사랑에 올인하기에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사랑하면 옆에 있어야 한다’고 외칠 만큼 순수하면서도 당당한 캐릭터를 완성해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이렇게 평범하고 찌질한 여성 캐릭터가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못생긴데다가 일과 사랑에서 실패한 여자가 ‘진심+열정’으로 현실을 극복하고 백마탄 왕자님을 만나 사랑도 거머쥐고 일에서도 성공한다는 스토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공감대를 형성해 주기에 그만이다. 외모부터 스펙까지 완벽한 여성에게서 얻는 대리만족과는 정반대의 또 다른 대리만족을 드라마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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