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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쪽방촌 둘러보고 눈물 삼킨 이재용···20년간 남몰래 후원한 사연은

산업 재계

쪽방촌 둘러보고 눈물 삼킨 이재용···20년간 남몰래 후원한 사연은

등록 2024.04.22 13:54

차재서

  기자

2003년 요셉의원을 찾은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상무. 사진=위즈덤하우스 도서2003년 요셉의원을 찾은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상무. 사진=위즈덤하우스 도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쪽방촌 극빈 환자를 돌보는 요셉의원에 20년 넘게 남몰래 후원을 이어온 소식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회장의 선행은 고(故) 선우경식 요셉의원 설립자의 삶을 소개하는 책 '의사 선우경식'에 담기며 세상에 공개됐다.

'의사 선우경식'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상무 시절인 2003년 6월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위치한 요셉의원을 찾았다.

요셉의원을 설립한 선우경식 원장은 제 13회 호암상 사회봉사상 수상자였다. 국내외 현장을 누비던 이재용 회장이 사회공헌에 관심을 갖게 됐고 마침 그 해 호암상을 받은 요셉의원을 방문하려 했다는 전언이다.

선우경식 원장은 가톨릭대 의대 출신으로 미국에서 내과전문의 과정을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와 80년대초부터 서울 신림동 달동네 무료 주말진료소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한 인물이다. 이어 1987년 8월 요셉의원을 열었고 2008년 별세하기까지 소외된 이웃을 지원하는 데 힘썼다.

책엔 이재용 회장이 요셉의원과 쪽방촌 가정을 둘러본 과정이 자세히 소개됐다. 안내를 받아 병원 곳곳을 둘러보다가 쪽방촌을 방문해보지 않겠냐는 선우경식 원장의 권유를 들은 이재용 회장이 흔쾌히 동의하면서 요셉의원 근처 가정을 찾게 됐다고 한다.

단칸방에서 어렵게 생활한 가족을 본 이재용 회장은 작은 신음 소리를 내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열악한 환경을 처음 봤기에 자신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은 것이었다는 게 동행한 직원의 설명이다.

이재용 회장은 당시 굳은 얼굴로 선우경식 원장에게 "솔직히 저는 이렇게 사는 분들을 처음 본 터라 충격이 커서 지금도 머릿속이 하얗기만 하다"며 털어놨다고 한다.

이날 이재용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준비해온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엔 1000만원이 들어있었고, 이후부터 그는 매달 월급의 일정액을 기부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용 회장은 정장이 아닌 편안한 옷차림으로 요셉의원을 몇 번 더 찾았다. 또 한 달에 한 번 정도 태평로 자신의 집무실에서 선우경식 원장과 만나 노숙자의 생활상을 전해 들으며 본격적인 사회공헌 사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노숙인과 가난한 이들을 위한 밥집을 삼성전자가 지어주면 좋겠다는 요청에 밥집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인근 주민의 항의에 무산됐지만, 삼성전자에선 이재용 회장의 지시에 따라 요셉의원 부근 철도청 소유 공유지에 들어설 밥집 건물 설계도까지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이재용 회장은 외국인 근로자 무료진료소, 어린이 보육시설 등 사회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주요 시설에 매년 상당한 금액을 기부해왔다. 그는 2019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게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삼성도 이재용 회장의 뜻에 따라 기부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새만금 잼버리가 운영상 위기를 겪자 다각도로 지원을 펼쳤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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