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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CJ제일제당, '안전' 논란 '대체 감미료' 사업 재도전하나

유통·바이오 식음료

CJ제일제당, '안전' 논란 '대체 감미료' 사업 재도전하나

등록 2024.02.05 08:30

수정 2024.02.05 12:05

김제영

  기자

최근 특허청에 '백설 베러스위트' 등 관련 상표 출원2016년 '백설 스위트리' 론칭···'GMO 논란'에 생산 중단헬시플레저 문화에 대체당 시장 성장세···다시금 '눈독'

CJ제일제당이 알룰로스 사업을 전개할 당시 선전했던 광고. 자료=CJ제일제당 제공CJ제일제당이 알룰로스 사업을 전개할 당시 선전했던 광고. 자료=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이 '건강한 단맛'을 내세운 대체 감미료 사업에 다시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2015년 대체당인 알룰로스 소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차세대 감미료'로 칭하며 국내 당류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듬해 내놓은 대체당 감미료 제품이 유전자변형작물(GMO)을 이용해 만든 데다, 미국 공익과학센터에서 안전성에 우려를 제기한 소재인 수크랄로스 등을 혼합한 것으로 드러나며 사업은 결국 좌초됐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특허청에 '백설 베러스위트(BETTER SWEET)' 상표를 출원했다. 지정 상품으로는 대용설탕(천연제품), 스테비오사이드(스테비아), 요리용 설탕대용물, 천연감미료 등을 등록했다. CJ제일제당은 작년 말 '백설 제로스위트(ZERO SWEET)' 상표도 출원한 바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대체당이 아닌 설탕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대체당 제품은 자일로스 설탕만 소량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상표 출원은 용어 선점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2016년 9월 차세대 감미료 브랜드인 '백설 스위트리'를 론칭하고 대체당 제품 브랜드를 통합했다. 해당 브랜드는 핵심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포함해 자일로스 설탕, 타가토스 등 제품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CJ제일제당은 '건강한 단맛'을 제공하고, 국내 당류 소비 패턴을 차세대 감미료로 바꿔나가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알룰로스와 타가토스는 CJ제일제당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저칼로리 소재다. 타가토스는 2005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12년 상용화했고, 알룰로스는 2015년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타가토스는 설탕보다 열량이 60% 낮고, 알룰로스는 설탕 열량의 10분의 1 정도 수준으로 사실상 제로 칼로리 감미료다.

당시 CJ제일제당은 열량이 낮다는 '건강' 이미지를 앞세워 백설 스위트리 대표 제품으로 알룰로스와 타가토스를 판매했다.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두 제품의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유럽·미국 등 해외 기업과 수출 계약을 맺는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섰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은 돌연 대체당 브랜드 제품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이는 알룰로스와 타가토스가 유전자변형작물(GMO)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탓이다. 백설 스위트리는 2016년 출범한 이후 그해 국감에서 'GMO 상용화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지적 받은 바 있다.

당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백설 스위트리 알룰로스와 타가토스를 GM미생물을 개발해 만들었으나 이 같은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자연에 존재하는 '천연' 감미료로 홍보했다. 더욱이 알룰로스 제품은 단맛을 더하기 위해 인공감미료인 수크랄로스를 첨가해 안전성 논란도 빚었다.

대체당 시장의 성숙도가 낮았던 점도 단종의 이유로 꼽힌다. 특히 알룰로스는 설탕에 비해 단가가 5배 이상 비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또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다. 알룰로스는 한국·미국에서는 식품의 원료로 승인됐으나 유럽·일본 등에서는 판매 허가가 유보된 상태다.

그럼에도 CJ제일제당이 대체 감미료 사업을 다시 매만지고 나선 것은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문화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로나 이후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체당 시장이 주목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포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당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75억달러(약 10조원) 규모에서 2029년 128억6000만달러(약 1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대체당 시장은 대상과 삼양사가 양분하고 있다. 대상은 지난달 대체당 통합 브랜드 '스위베로(Sweevero)'를 론칭하고 알룰로스를 중심으로 시장 선점에 공들이고 있다. 삼양사는 2022년 론칭한 대체당 브랜드 '넥스위트(Nexweet)'에서 알룰로스를 판매하고 있고, 지난해 5월 스테비아도 내놓으며 대체당 제품군을 확대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대체당 사업을 재개할 걸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953년 국내 최초로 설탕 사업을 시작해 단맛의 역사를 이끌어온 만큼, '설탕에 가깝고 칼로리가 낮은' 감미료 연구·개발에도 집중해왔다. CJ제일제당은 1984년 아스파탐 개발을 시작으로 알룰로스의 대중화 등을 위해 차세대 감미료를 연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대체당 사업을 다시 시작할 거라는 건 매년 나오던 이야기"라며 "이미 국내 대체당 시장의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라 CJ제일제당이 국내 생산 설비를 갖춰 경쟁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CJ제일제당이 직접 생산 기반을 마련하지 않더라도 외부에서 매입하거나 새로운 제품의 형태를 만드는 등 우회적으로 다시 시작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무성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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