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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자동사냥·이동 삭제' 파격 행보 예고한 엔씨···업계, '걱정 반 기대 반'

IT 게임

'자동사냥·이동 삭제' 파격 행보 예고한 엔씨···업계, '걱정 반 기대 반'

등록 2023.09.13 17:20

수정 2023.09.14 17:40

배태용

  기자

12일 프로듀서 편지 공개···자동사냥·이동 삭제 발표MMO 골수팬 환영 분위기···몰입감·성취감 개선 기대익숙해진 기능 삭제 후폭풍 우려도···초보자 접근성 악화

엔씨소프트가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TL(쓰론앤 리버티)에서 자동 사냥, 이동 기능을 삭제하는 파격적인 변화를 예고한 가운데 업계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이 기능은 오랜 기간 동안 게임의 재미와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비판을 받아왔지만, 시장에 안착한 기능이기도 한 만큼, 갑자기 없앨 경우 후폭풍이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TL 프로듀서 편지 공개···자동 사냥·이동 기능 삭제 '파격 행보'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12일 신작 MMORPG TL '프로듀서의 편지'를 공개했다.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안종옥 PD는 게임 개선 방향성을 상세히 소개했다. 지난 5월 국내 베타 테스트에서 확인된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결과다. 핵심 과제는 정적인 전투와 지루한 성장의 개선이다.

먼저 엔씨는 이용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개선 요청을 받았던 '자동 사냥' 시스템을 삭제한다고 밝혔다. 안 PD는 "긴 호흡의 플레이가 필요한 MMORPG에서 자동 사냥을 하나의 흐름으로 판단했지만, 너무 쉽게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TL은 조작의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세밀하게 컨트롤하며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을 되새겼고, 자동 사냥과 자동 이동을 전면 제거했다"고 밝혔다.

공격과 이동을 동시에 할 수 없었던 전투 방식도 변화한다. 엔씨(NC)는 TL의 대규모 전투 특성을 고려해 공격 시 이동을 할 수 없도록 설정했지만, 조작 경험을 저하한다는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이동과 전투가 동시에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변경했다.

엔씨소프트가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TL(쓰론앤 리버티)에서 자동 사냥, 이동 기능을 삭제하는 파격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엔씨소프트가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TL(쓰론앤 리버티)에서 자동 사냥, 이동 기능을 삭제하는 파격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이외에 전투 시스템은 컨트롤 요소가 강조된 형태로 변화한다. 방향을 지정하거나 특정 지점을 타격하는 새로운 타입의 스킬 추가될 뿐만 아니라 ▲분쟁 지역 외 캐릭터 간 충돌 제거 ▲방향 전환 조작 응답성 개선 ▲초반 보유 스킬 추가 ▲스킬 습득 속도 개선 등 사항이 적용된다.

무기 시스템도 개편, '무기 스왑(Swap, 교체)' 특성을 강화한다. 안 PD는 "두 종류의 무기를 착용하고 사용하는 무기 시스템은 TL 전투의 매우 중요한 피처"라며 여러 개선점을 안내했다. ▲자유로운 무기 조합을 가능하게 하는 스탯 체계 ▲무기 패시브 스킬 조정 ▲장비 제작 및 강화 재료 습득처 확대 등이 대상이다.

아울러 빠르고 다채로운 성장을 위해 콘텐츠 개편도 진행했다. 이용자는 ▲성장 구간 사냥 비중 축소 ▲지역 이벤트 경험치 보상 상향 ▲파티 인스턴스 던전과 모험 콘텐츠 확장 ▲성장 피로도 감소를 위한 레벨업 시간 단축 ▲스킬 강화와 장비 성장에 필요한 재료 습득처 확대 및 습득률 상향 등 변화한 TL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안 PD는 편지 말미에 "최우선 적용 사항들 이외에도 많은 개선 작업들이 동시에 진행 중"이라며 "곧 있을 아마존 게임즈의 'Technical Test Closed Alpha'에도 개선 사항 일부를 반영해 테스트 예정이고, 이용자 분들에게 다시 선보일 날까지 계속해서 다듬고 고쳐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환영하는 MMO 골수팬···접근성 악화에 우려의 목소리도 커

게임 시장 흐름이 PC에서 모바일로 변화하며, 자동사냥·이동 기능은 수년 간 국내외 유저들에 익숙해진 기능인 만큼, 이번 엔씨의 결정은 다소 파격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이같은 결정을 한 것은 상반기 양산형 MMORPG가 연이어 출시, 큰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에 변화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계속해서 기존의 요소를 고집할 경우, TL도 여타 게임과 같이 돌풍을 일으키진 못할 것이란 판단이다.

엔씨의 행보에 MMORPG 골수 팬층에선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자동사냥과 이동 기능이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게임의 본질을 훼손한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MMORPG의 재미 핵심은 유저의 직접적인 조작과 플레이를 통한 몰입감과 성취감이라는 데서 비롯되는데, 이 기능들은 유저의 개입을 최소화해 재미와 본질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MMORPG 게임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엔씨가 드디어 달라졌다', '이번엔 정말 기대된다'라는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일부 이용자들은 자동사냥이 게임의 재미와 몰입도를 높여주고,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도 캐릭터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사냥이 없으면 게임의 난이도가 너무 높아져서 초보자나 캐주얼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엔씨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성장 구간에서 반복적인 사냥의 비중을 낮추고, 모험·탐사·지역 이벤트의 보상을 강화하는 등 게임 플레이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동사냥 삭제 행보가 게임 유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의 테스트와 출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 사냥·이동 기능은 과거에는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했지만, 이제는 너무 익숙해진 데다 타 장르에 비해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MMORPG 장르에서 필요한 기능이 됐다"라며 "엔씨소프트가 변화를 주기 위해 이러한 기능을 삭제한 것으로 보이는데 유저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일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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