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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기업은행장 낙하산 오나...관치금융 우려 확산

금융 은행

기업은행장 낙하산 오나...관치금융 우려 확산

등록 2022.12.15 16:17

수정 2022.12.15 17:01

정단비

  기자

윤종원 행장 내년 1월 임기 만료이르면 다음주 차기 행장 인사 전망외부 출신 유력 거론에 노조 반발역대 행장 25명 중 내부 공채 3명뿐

사진=IBK기업은행 제공사진=IBK기업은행 제공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으면서 후임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다시 낙하산 논란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외부 출신이 유력 인사로 부상하고 있는데다, 임기 만료를 앞둔 여타 금융사들에서도 관치금융의 그림자가 드리운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기업은행장에 대한 인사가 이르면 다음주 중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기업은행을 이끌고 있는 윤 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 2일까지인 만큼 업계에서는 늦어도 그 다음주께는 차기 행장에 대한 인사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행장이 연임에 뜻이 없다고 밝힘에 따라 차기 기업은행장을 둘러싼 하마평들은 쏟아지고 있다.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거론되는 후보들은 우선 외부에서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도규상 전 금융위 부위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다. 내부에서도 김성태 기업은행 전무와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 등이 오르내린다. 이 가운데서도 내부 출신은 김 전무가, 외부로는 정 전 금감원장이 떠오르고 있으며 특히 정 전 금감원장이 유력하다고 업계에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낙하산이 가고 또 다른 낙하산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 행장인 윤 행장도 취임 당시 '낙하산 행장'이라며 노조의 반발이 거셌던 바 있다. 지난 2020년 당시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 임명에 크게 반발하며 26일간 출근을 저지했다. 이는 금융권 최장기 '임명 반대 및 출근 저지 투쟁'으로 남아있다. 또한 윤 행장이 취임 이후에도 노사갈등의 여진은 한동안 지속됐었다.

더구나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권 CEO들을 둘러싼 연이은 외풍 논란도 우려감을 키우는 또 다른 이유다. 지난 12일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됐다. 내부 출신이었던 손병환 회장의 연임이 무산되고 외부 관료 출신이 낙점된 것이다. 조용병 회장의 연임이 강력히 예상됐던 신한금융지주도 이변이 있었다. 지난 8일 조 회장의 갑작스러운 후보 사퇴로 차기 회장 후보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추천되자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각종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에도 외부 출신들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회장의 임기 만료가 3월이지만 진즉에 하마평들이 쏟아져나왔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라임펀드 관련 문책경고를 받은 손 회장이 징계취소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해 관치금융 논란에 불씨를 지피기도 했다. 자녀 관련 특혜 의혹으로 임기 만료 전 사퇴를 결정한 김지완 회장으로 공석이 된 BNK금융 회장 자리에는 관료출신 금융권 '올드보이'들의 컴백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지난 13일 BNK금융이 밝힌 후보군만 18명이며 이 가운데 외부 CEO 후보군은 9명으로 절반인 상황이다.

금융권 CEO를 향한 관치금융의 그림지가 짙어지는 모습을 보이는데다 낙하산 행장 기류가 감지되면서 기업은행 노조도 수차례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2일부터는 '모피아 낙하산 행장 반대, 대통령실 앞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조직 및 은행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직원 설문조사에서도 외부 출신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조직에 대한 이해도 부족이 꼽혔다"고 말했다.

노조에서 지난 4일부터 3일간 실시한 '신임 은행장 선임 관련 직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내부 출신 행장 선임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당 조사에서는 '어느 출신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기업은행 내부'라는 답변이 68%로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임 행장에게 가장 요구되는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IBK충성심'에 대한 응답이 37%로 가장 많았고 '신임 행장에게 가장 요구되는 전문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는 '기업은행 전문성'의 응답이 1위(46%)였다. 그만큼 직원들 내부적으로도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은행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행장에 대한 갈증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 역시 내부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이라는 점에서 외풍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장 선임은 금융위원장 제청, 대통령 임명으로 이뤄지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역대 기업은행장 25명 가운데 내부 공채 출신 행장은 조준희 전 행장, 권선주 전 행장, 김도진 전 행장 등 3명 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서 현 행장 임명 당시에도 반장식(현 한국조폐공사 사장) 후보가 급부상했지만 막판에 윤종원 행장이 임명됐던 사례만 봐도 인사는 나오기 전까지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최근 금융권 인사를 둘러싼 분위기를 살펴보면 거론되는 후보가 아니더라도 낙하산 인사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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