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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순익 2조 시대' 진입했지만···비은행 강화 숙제

금융 은행 농협금융 독립 10년

'순익 2조 시대' 진입했지만···비은행 강화 숙제

등록 2022.03.01 09:33

수정 2022.03.01 11:25

한재희

  기자

농협금융 지난해 처음으로 '2조 클럽' 가입 성공출범 첫 해 4500억···10년 사이 5배 이상 성장다만 은행의 기여도 높은 것이 약점으로 꼽혀비은행 가운데선 투자증권 수익 쏠림 강해미래 10년 위해선 비이자 이익 성장 주력해야폐지된 최고투자책임자(CIO) 부활 가능성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지난해 농협금융그룹은 순이익으로 2조291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했다. 10년 전 출범 첫 해 순이익이 4500억원 규모 였던 것을 생각하면 5배 가량 성장한 것으로 '빅5 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굳혔다는 평가다. 다만 수익의 대부분이 은행에 쏠려있어 비은행 강화는 여전한 과제다. 비은행 수익 가운데서도 특정 계열사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비은행 부문이 더욱 강화되면 순이익 '3조 클럽' 입성은 물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우리금융보다 앞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최고투자책임(CIO) 부활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지난 10년간 농협금융은 수익 다변화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해왔다. 출범 당시 자회사는 은행과 보험, 증권 등 7개에서 저축은행과 벤처투자까지 확대하며 9곳으로 확대됐다.

농협은행의 실적은 견고하게 성장해 왔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순이익은 1조5556억원으로 전년대비 13.5% 늘어났다. 가계대출,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같은 기간 9.2% 늘어나면서 전체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비은행 자회사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회사는 NH투자증권이다.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NH농협증권과 합병해 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크게 성장 시킨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농협금융의 비은행 가운데 순이익이 가장 컸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9315억원(지분율 48.8% 반영 후 4347억원)으로 전년 대비 61.5% 성장했다. 주식시장 호황 등에 따라 증권 수수료수익이 확대됐고, 투자은행(IB) 경쟁력 강화로 유가증권·외환파생 손익도 증가했다.

◇은행 '쏠림현상' 해결해야 할 과제=농협금융이 순이익 '2조 시대'를 열었지만 다른 금융사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를 고루 갖췄지만 수익 구조가 은행에 쏠려있고 비은행 자회사들 간 기여도도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어서다.

손병환 농협금융회장이 범농협의 수익센터라는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모든 계열사의 균형있는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비은행부문의 당기순이익 기여도가 전년 25.4%에서 34.6%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은행의 기여도가 압도적으로 크다.

특히 비행은행부문에서 NH투자증권 의존도가 높은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315억원으로 농협생명 1657억원, 농협손해보엄 861억원, 농협캐피탈960억원, NH-Amundi자산운용 250억원, NH저축은행 23억원을 모두 합친 수준보다 많은 수준이다.

때문에 손 회장은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잡힌 발전을 꾀하는 가운데 비은행 부문의 고른 성장도 함께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카드사 분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금융그룹들이 카드사를 별도로 운영하며 주력 계열사로 삼고 있는 것과 달리 농협금융은 은행 사업부문으로 포함하고 있다. KB금융을 비롯해 신한금융 등 카드사들이 주요 자회사로서 기여도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농협카드를 분사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손 회장은 농협금융의 출범 10주년을 맞아 미래 10년 비전 수립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균형 성장과 비이자사업 성장을 통해 고효율의 경영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올해엔 농협중앙회로부터 1조1000억원 규모의 자금수혈을 받게 된 만큼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통한 몸집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최고투자책임자(CIO) 부활하나=농협금융이 자본시장에서 수익을 거둬들이기 위해 CIO 직책을 부활할지 관심이 쏠린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5년 초 5대 금융그룹 중 최초로 CIO 직책을 도입했다가 2016년 말 폐지한 바 있다.

농협금융은 현재 지주 내 자산운용 전담 조직 없이 사업전략부문장 산하 소수 인력에게 관련 업무를 맡기고 있다. 농협금융의 자산 규모가 늘어나고 있고 자본 시장에서 더 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전담 임원을 두고 관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계열사간 조율이 쉽지 않아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금융사 내부에서 그룹사간 매트리스 조직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등 분위기가 마련돼 있고 효과가 입증된 만큼 농협금융도 다시 CIO 직책을 부활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농협금융은 NH투자증권에 대한 약 4000억 원 규모의 출자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9월 2000억 원을 투입한 데 이은 반년 만의 출자로 농협금융 지분은 51.79%에서 57.15%로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금융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자이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비이자 이익의 비중을 높이는데 더 공을 들여야 한다"면서 "은행‧비은행의 고른 발전과 비은행 자회사들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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