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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대우조선 민영화, 지금이 적기···노조, 과격한 행동 멈춰야”

이동걸 “대우조선 민영화, 지금이 적기···노조, 과격한 행동 멈춰야”

등록 2019.02.27 07:51

차재서

  기자

“대우조선, 기회 놓치면 20년 산은에 있어야” “해외 경쟁당국의 결합 승인 확률 50% 이상”“정성립 사장 논의 배제한 것은 전략적 판단”“대우조선 후임 CEO에 IT 전문가 영입 기대” “산은캐피탈, 남북경협 역할 커···팔지 않을것”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관련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관련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자리까지 내려놓을 각오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는 그는 노조를 향해 대화를 청하기도 했다. 다만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게 전제 조건이다.

26일 이동걸 회장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우조선 민영화가 마지막 미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자리를 내려놓을 각오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동걸 회장은 “작년 여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M&A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을 때부터 노조 등 이해당사자 반대, 경쟁 당국의 심사 등 잠재 리스크가 많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꼭 추진해볼 일이라는 판단에 매각을 강행했다”고 배경을 전했다.

이어 “현재 조선산업은 합리화가 이뤄지기 전엔 불황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구조”라면서 “다행히 작년 하반기부터 업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닌 만큼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를 놓치면 대우조선은 앞으로 20년 이상 산업은행에 붙어있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의 어려움이 끝났고 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았다는 것은 오해”라면서 “약간의 변동요인만으로도 적자로 돌아설 수 있고 지금의 이익도 목표치의 95%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래도 시장 상황이 좋으니 일단 해보자는 생각이었다는 그는 많은 문제가 있겠지만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해외 경쟁당국의 결합심사를 놓고는 시장점유율 20%를 초과하는 게 금지 대상인지 선종별 시장 구획 문제가 이슈인지 알 수 없으나 승인 확률은 50%를 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 매각 추진 논의에 정성립 사장을 배제한 것은 전략적인 판단이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대우조선 대표이사가 이번 거래에 꼭 끼어야할 필요는 없다”면서 “그 분도 현업에 매진하느라 바쁘니 서로 역할을 부담했던 것”이라고 일축했다.

동시에 매각에 반대하는 대우조선 노조를 향해서는 “진지하게 대화할 용의가 있으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면서도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과격한 행동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고용불안이 우려된다면 노조도 이 사안을 정치적으로만 이용하지 말고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진지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대우조선 매각 기자회견 때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는데 총고용을 보장하라면 해줄 얘기가 없다”면서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만 한다면 협상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조선업계에서도 일부 연구 인력은 이미 부족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고용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자 한다면 노조도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나”고 꼬집었다.

대우조선에 투입된 공적자금에 대해선 “13조원은 택도 없는 소리”라며 “중복된 부분이 있고 중간에 회수된 것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인선 작업이 진행 중인 현대상선과 대우조선의 후임 CEO에 대한 희망사항도 내비쳤다. 그는 “글로벌 선사인 머스크의 회장이 IT업계 출신이라는 점을 봤을 때 발상의 전환을 위해선 IT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와 관련해서는 “늦여름이나 초가을쯤 발족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관리대상 기업을 그쪽으로 이관하면 산은은 미래지향적 업무와 글로벌 업무, 자본시장 업무 쪽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사실상 매각이 중단된 산은캐피탈에 대해서는 “시너지가 커서 팔 생각이 없다”면서 “해외 투자와 남북경협 등에 유용한 만큼 산은캐피탈과 산은인프라자산운용은 계속 가져가면서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이 회장은 오는 27일 북미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경협이 속도를 낼 가능성에 주목하며 “준비는 하고 있지만 산은 혼자 들어가서 돈을 버는 차원이 아니며 리스크도 커 국내외 금융기관이 협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남북경협이 잘 되면 대우건설의 주가가 오를 것 같은데 이 때 매각을 시도할 것”이라며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본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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