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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빅딜’ 넘어야 할 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빅딜’ 넘어야 할 산

등록 2019.02.08 14:59

윤경현

  기자

산은,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매각 특혜 논란 현대중공업, 협상 주도하며 매각 이끌어 내해외각국 대우조선 매각 조건 등 불편한 시선해외 공정거래 기업결합심사 통과 절차도 남아

현대중공업의 독과점 문제 또한 인수의 걸림돌이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양사의 결합이 시장의 경쟁을 제한 유무를 따지자는 것이다. 국내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는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글로벌 시장이다. 특히 조선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 등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픽=강기영 기자현대중공업의 독과점 문제 또한 인수의 걸림돌이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양사의 결합이 시장의 경쟁을 제한 유무를 따지자는 것이다. 국내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는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글로벌 시장이다. 특히 조선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 등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픽=강기영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인수 추진 방침을 밝히면서 ‘빅2’ 체제로 전환될 조선업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빅딜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대우조선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인수 관련 기본합의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대우조선 통합으로 조선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산은과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인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해 기존 현대중공업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물적 분할키로 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지주 아래 조선통합법인(투자부문)을 두고 그 아래 대우조선과 기존 현대중공업과 삼호중공업, 미포조선 등 4개 계열사 체제로 재편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대우조선 매각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다. 우선 헐값 매각 논란이 일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1999년 산은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19년 동안 13조원의 공적자금을 수혈 받았다. 때문에 일각에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회사를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형태로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것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혜 주장이 일고 있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7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자생력을 길러가고 있는 터여서 이같은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실제 대우조선은 지난해 12월 소난골 드릴십을 6년 만에 인도하며 10억6000만달러 한화로 1조2000억원을 확보했다. 부채비율은 2016년 2185%에서 작년 9월 기준 215%로 줄었고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작년 목표액 66억달러를 넘긴 68억1000만달러(7조5761억원)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역시 LNG선박 중심의 글로벌 선박 발주 시장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조차 받지 않겠다는 것 역시 특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산은은 대우조선의 조속한 민영화와 조선업 구조개편이 주요 목적이라고 항변했다.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 매각은 일반적인 M&A와 달리 복잡한 거래 구조를 띠고 있어 공개매각 절차로 거래를 추진하기가 불가능했다”면서 “또 다른 잠재매수자인 삼성중공업에도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회장은 “헐값 매각이라는 비난을 받더라도 임기 중 최대한 많은 출자사를 정리 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때문에 대우조선 매각 협상은 산은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장의 시선이다.

현대중공업의 독과점 문제 또한 대우조선 인수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 경쟁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양사의 결합이 시장의 경쟁을 제한 유무를 따지는 절차다. 국내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해외 경쟁국이다.

미국과 EU, 중국과 일본 등에서는 산은의 대우조선 매각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는 시장 점유율이 급등하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잔량은 1114만5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점유율 13.9%)로 세계 1위다. 2위인 대우조선 584만4000CGT(7.3%)을 합치면 총 수주잔량은 1698만9000CGT(21.2%)에 이른다. 3위인 일본 이마바리조선소 525만3000CGT(6.6%) 대비 3배, 5위 삼성중공업(4723CGT)보다 4배나 많다.

더욱이 도크 수는 현대중공업 11개와 대우조선 5개를 합치면 총 16개로 늘어난다. 최대 선주사들이 포진하고 있는 유럽, 미국 등지 공정거래 당국의 기업결합심사 통과는 만만치 않다. 만약 이들 중 한 국가에서만 반대해도 인수합병(M&A)은 무산될 수 있다.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통신칩 제조사인 미국 퀄컴은 네덜란드 NXP반도체를 440억달러(약 50조원)에 인수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유럽연합(EU) 등 9개 승인 대상 국가 중 8곳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중국 정부가 불허했기 때문. 삼성중공업의 경쟁력 약화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현재 ‘빅3’체제에서 빅2 구도가 아닌 ‘1강(현대중공업) 1중(삼성중공업)’으로 재편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결합은 삼성중공업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시장의 논리로 평가하기에도 역부족이다.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열악한 수주 환경에 놓이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독자생존을 고심해야 한다. 삼성중공업은 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글로벌 수주전에서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의 입장에서 빅2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긍정적인 시나리오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대우조선의 헐값 논란과 현대중공업과의 비공개 논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부정 평가 등은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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