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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출신’ 이정환 前거래소 이사장,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귀환

‘참여정부 출신’ 이정환 前거래소 이사장,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귀환

등록 2017.12.28 15:59

차재서

  기자

‘참여정부·부산’ 코드의 관료 출신 인사 발탁 文정부와 친분 두터워···대선 땐 정책자문도거침없는 소신발언에 ‘미스터 쓴소리’로 유명이번에도 ‘낙하산 인사’?···안팎서 평가 엇갈려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돌아왔다. 지난 2009년 당시 이명박 정부의 사퇴 압박에 의해 돌연 거래소 이장직을 내려놓은지 약 8년 만이다. ‘참여정부 인사’ 그리고 ‘부산 출신’으로 분류되는 신임 사장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금융위원회는 최종구 위원장이 신임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이정환 전 거래소 이사장을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1954년생인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내정자는 부산 동아고등학교와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공공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1975년 행시 17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래 재정경제부 국고국장과 주(駐)OECD 경제참사관, 국무조정실 정책상황실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경제·금융 분야 주요직위를 두루 역임했다. 정책상황실장 재임기간 중에는 주택연금제도의 토대가 된 역모기지 활성화 방안을 주도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앞서 주금공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가 이 내정자를 포함한 4명의 후보군을 금융위에 제출했을 때부터 외부에서는 그의 사장 선출을 높게 점쳐왔다. 이 내정자가 ‘경기고’와 ‘참여정부’, ‘부산 출신’ 등으로 굳어지는 금융권 인사코드 중 두 가지를 갖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 내정자는 현 정부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재정경재부 국고국장을 지낸 것은 물론 2012년과 2016년에는 민주당 후보로 부산지역 총선에 출마한 이력이 있어서다. 또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문재인 캠프에서 경제정책 자문을 맡아보기도 했다.

특히 이 내정자가 지난 2009년 불과 1년6개월여 만에 거래소 이사장직을 내려놓은 것도 참여정부 인사를 현업에서 제외시키려는 이명박 정부의 압박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는 훗날 그가 공식 석상에서 박영준 전 국무차장과 윤진식 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알려진 바 있다.

여기에 ‘부산 출신’이라는 점으로도 이 내정자는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공교롭게도 최근들어 부산 출신 인사가 금융권 요직을 장악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경남 합천에서 태어났으나 부산 동아고를 졸업해 부산 출신 금융인으로 분류된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등에 이은 또 한 명의 부산 출신 수장이 탄생한 것이다.

물론 이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관료 출신에다 현 정부와 가까운 이 내정자는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한 주금공 내부에서도 그간 정부 관료나 한국은행 인사가 사장직을 도맡아온 만큼 이제는 전문성을 겸비한 민간 출신 수장이 필요하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우호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과거 행보에서 비춰봤을 때 이 내정자가 단순히 정부의 입장만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그는 주요 현안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1년에는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을 놓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으며 새 정부에서는 ‘금융도시’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부산역 KRX타워’ 철거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BNK금융지주 회장 공모에 지원한 지난 8월에는 그를 반대한 부산은행 노조와도 설전을 벌였다.

아울러 이 내정자가 BNK금융지주 회장 공모에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신 것은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 보인 것이란 시각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 내정자가 오랜기간 주요직위를 거치며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왔다”면서 “합리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주택금융 공급, 주택연금 활성화 등 핵심기능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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