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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만 옥죄는 경직된 노동정책

[프랜차이즈의 명과암②]기업만 옥죄는 경직된 노동정책

등록 2017.11.16 11:41

최홍기

  기자

본사 직원 “가맹점주나 근로자 항상 ‘을’ 아니다” 억울고용부, 현실무시한 무조건 직접고용 지시는 큰 문제

기업만 옥죄는 경직된 노동정책 기사의 사진

기업과 근로자(노동자)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갑질 프레임으로 항상 ‘가해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기업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문재인 정부들어 ‘갑질을 적폐’로 간주하고 이를 뿌리뽑겠다는 의지가 노동자를 자극하면서 대화로 풀 수 있는 사소한 것도 갑질로 규정, 이슈화 하고 있다. 기업과 노동자의 협상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무조건 기업은 갑, 노동자는 을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기업을 옥죄고 있다. 실제 극히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이 마치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처럼 인식되면서 불신이 커지고 이것이 사회적 갈등으로 표출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A프랜차이즈 본사에 근무하고 있는 김영준씨(36세·남·대리)는 “주변 친구들이 모든 프랜차이즈 본사는 갑질을 한다고 하던데 너희 회사도 그런경우가 많지?”라고 묻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맹점과 근로자와 함께 성장해야 본사도 지속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는데 요즘은 일할 맛이 안난다”고 하소연했다.

김 대리는 “갑질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본사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갑질을 할 것이라는 인식이 만연하게 퍼져있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행위가 마치 전체인 것처럼 호도되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뭇매를 맞고 있는 형국이 안타깝고 맥이 빠진다”고 덧붙였다.

B 프랜차이즈 본사에 근무하는 이진영(32세·여·사원)씨는 “대부분의 프랜차이즈가 마찬가지겠지만 가맹점주나 근로자가 항상 ‘을’은 아니다”며 “갑질 이슈와 관련해 과정과 결과를 생각지도 않고 기업이니까 잘못했다는 선입견을 갖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고 말했다.

C프랜차이즈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김문규(53세·남·상무)씨 역시 “이름이 알려진 주요 기업들은 소비자의 감시를 받는 입장이어서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극히 일부의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기업이 더 많다. 때문에 논란이 일더라도 진실 여부를 명확히 따져야 억울한 기업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행태를 전체로 보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움직임은 현실화되고 있다. 파리바게뜨에게 직접고용을 지시한 고용노동부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현실적으로 직접고용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무조건 근로자의 편에서 생각하고 기업에게 이를 강요한다는 의견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가맹점에 파견한 제빵사의 직접 고용을 지시했다. 파리바게뜨가 제빵사들에게 업무상 지시를 수시로 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제빵사들에게 불가피하게 주문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도 파리바게뜨의 이같은 입장에 공감을 하고 있다. 본사에서 빵 재료의 특성이나 청결문제 등을 주문할 때가 있다는 것. 이처럼 사소한 문제가 불법지시로 과대포장되고 있는 측면이 있는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파리바게뜨는 불법파견한 제빵기사 5378명을 직접고용하라고 한 고용부의 지시에 대해 지난달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집행정지명령을 내린 상태다. 당시 소송제기를 두고 애당초 지난 9일까지였던 집행기한에 부담감을 느낀 파리바게뜨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간 파리바게뜨는 본사 정규 직원들(5200명)보다 많은 제빵기사들의 직접고용을 부담스러워했다. 특히 이들을 고용할 경우 생기는 경영상 마찰을 우려했다. 가맹점주와 본사직원이 된 제빵기사간의 갈등과 함께 또다른 불법논란이 불거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에 가맹점주 등과 함께 자구책을 고심한 결과 ‘파리바게뜨·가맹점단체·협력사’ 3자의 공동출자 방식을 통한 합작회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본사와 가맹점, 협력사, 근로자 모두가 상생할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란 얘기다.

현재 제빵기사를 상대로 40%의 설문이 진행 중이다. 제빵사들이 합작회사 설립에 동의할 경우 파리바게뜨측은 근무조건과 환경 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상호 윈-윈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강성 노조원은 무조건적인 직접고용만을 주장하고 있어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설령 파리바게뜨가 합작회사 카드로 완전히 의견일치를 봤다치더라도 고용부가 거부하면 휴지조각이 된다”며 “파리바게뜨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의견이 갈리는 노동자들은 물론 정부의 눈치만 계속 보고 있다보니 경영문제는 뒷선으로 밀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최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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