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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지적장애인에 10년간 축사 노예로 부린 도의원 체포

60대 지적장애인에 10년간 축사 노예로 부린 도의원 체포

등록 2016.10.27 15:28

김선민

  기자

지적장애가 있는 60대에게 10년간 임금도 한푼 주지 않고 머슴처럼 축사와 농장에서 일을 시킨 전직 도의원이 경찰에 입건됐다.

피해자는 경찰에 발견될 때까지 암투병 중에도 농장 일을 해왔으며 휴대용 산소 공급기를 몸에 지닌 채 농장 일을 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 전직 도의원은 피해자의 기초연금까지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장성경찰은 26일, 인지능력이 부족한 지적장애인에게 10년간 임금을 주지 않고 축사와 농장 일을 시키며 노동력을 착취하고 기초연금까지 가로챈 혐의(준사기)로 오모(6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2006년부터 지적장애인 A(67)씨를 데려와 곡성과 장성에 있는 자신의 농장 2곳에서 축사 및 조경, 농작물 재배 등 막일을 시키면서 최근까지 10년간 1억원(최저임금 기준)이 넘는 임금을 한 푼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지난해 A씨가 소득과 재산이 적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 수령 대상자가 되자 A씨 통장을 관리하며 연금 210여만원을 가로채고 암 치료비 명목으로 A씨 명의의 논을 판 돈 35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오씨는 전남도의원을 역임하고 군수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인물로 드러났다.

A씨는 벽지에 곰팡이가 가득한 장성 농장의 낡은 숙소에서 휴대용 가스버너 하나를 두고 라면 등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끼니를 때우며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10년 전 형수와 함께 순창에서 살다가 형수의 지인이 오씨를 소개하면서 일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5월 순찰 도중 홀로 비를 맞으며 밭일을 하던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발견 당시 식도암과 폐렴으로 숨을 거칠게 내쉴 만큼 건강이 악화한 상태였고, 몸에는 휴대용 산소 공급기를 지니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경찰에서 “먹여주고, 재워줘서 너무 고마웠다”며 “돈을 달라고 하면 나중에 준대서 오씨가 적금을 들어주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생활은 인간의 삶이라 볼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다”며 “제대로 된 장애 판정은 받지 못했지만 자신의 이름을 쓰는 것 외에는 숫자 개념조차 없을 정도로 사리분별 능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노인보호전문기관과 협의해 A씨를 순창의 한 요양병원에서 보호하면서 27년 전 이혼 후 헤어진 아들 2명을 찾아줬다. 현재 A씨의 건강상태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민 기자 minibab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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