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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 어닝 쇼크 진짜 이유는

삼성엔지니어링 어닝 쇼크 진짜 이유는

등록 2015.11.05 07:51

수정 2015.11.05 08:54

김성배

  기자

“본령 경쟁력인 고급 설계능력 확보 못해” 분석···시공 등 외형성장 과욕

삼성엔지니어링 어닝 쇼크 진짜 이유는 기사의 사진


“엔지니어링사는 기본적으로 설계기술로 먹고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설계 등 보다는) 시공에도 욕심을 내다가 결국 어닝 쇼크로 이어졌다고 봅니다.”(A대형 건설사 관계자)

“(시공보다는) 설계의 부가가치가 더 큽니다. 특히 설계변경할 때 단가는 더 올라갑니다. 설계 역량을 키우고 집중했다면 (삼성엔지니어링도) 결과가 좋았을 겁니다. 하지만 몸집 불리기에 집중한게 화를 키운 것입니다.”(B건설사 관계자)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영업손실은 1조5127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 8569억원보다 많았다.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셈이다.

주요 프로젝트의 손실 규모는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가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CBDC정유, 사우디 얀부 발전의 3개 프로젝트에서 1조 원, 이라크 바드라 가스 프로젝트 1200억 원, 사우디 마덴 알루미늄 프로젝트 1400억 원 등이다.

대부분의 현장이 2011~2012년에 따낸 것이다. 2009년 이후 달아올랐던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시기다.

건설사 관계자는 “저마진 사업을 무리하게 쓸어 담다가 급기야 체한 것이다. 아직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현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선 엔지니어링사의 기본 본령인 설계능력 등 역량을 확보하지 않고, 시공분야에 더 눈을 돌리는 등 외형성장에만 치우친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플랜트 공사의 경우 설계는 기본설계와 FEED(Front End Engineering & Design·기본설계와 상세설계의 중간단계), 상세설계로 나뉘는데 국내 건설사들은 상세설계 능력은 있지만, 기본설계와 FEED 능력이 취약하다.

국내 업체들은 기본설계와 FEED은 따내지 못하고 기본설계 조건 아래 일정 금액 안에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EPC(설계·구매·시공)중심의 일괄턴키 형식으로 수주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공기가 지연되거나 설계변경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설계역량이 떨어지다보니 계약부터 열세에 놓인다. 턴키사업은 최종 결과물만 책임지면 되나, 사업 구간마다 공기를 맞추지 못하면 이행 패널티를 물게하는 등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변경은 바로 돈이 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엔지니어링(설계)사인 만큼 고급 설계역량만 확보했어도 어닝 쇼크 사태를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되레 시공 등 과욕을 부린 것이 화근이 된 거 같다”고 했다.

타 엔지니어링사나 건설업계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고급 설계역량이 부족한 건 국내 엔지니어링·중공업·건설업체들의 공통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청구공사대금도 골칫거리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우디나 이라크 등 중동에서 발생한 미청구공사대금(약 6000억원)을 한꺼번에 손실처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도 이에 따른 어닝 쇼크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해외수주 건설사업을 영위하는 8개 건설사를 조사한 결과, 2009년 말 약 6조원 수준이던 미청구공사 금액이 올해 6월말 기준 15조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1사당 평균 금액은 1조7951억원이다.

현대건설은 미청구공사 금액이 3조1059억원으로 많았다. 이어 GS건설(2조7310억원), 삼성엔지니어링(2조3163억원), 현대엔지니어링(1조7630억원) 등이다.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이 높은 업체는 현대엔지니어링(33%)를 비롯해 한화건설(32%) GS건설(31%). 현대건설(30%)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신평은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을 가장 리스크가 높은 기업으로 분류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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