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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오늘의 연애’ 같은 순수한 사랑도 필요하잖아요”

[인터뷰] 이승기 “‘오늘의 연애’ 같은 순수한 사랑도 필요하잖아요”

등록 2015.01.23 13:42

김재범

  기자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사실 이승기가 로맨틱 코미디로 첫 스크린 데뷔를 한다고 했을 때 든 생각은 두 가지다. 얼마나 이승기란 인물을 잘 활용할까란 생각이 첫 번째였다. 두 번째는 이승기에 대한 솔직한 실망이다. 이승기라면 무언가 색다른 고민을 통해 그려낼 인물을 찾을 줄 알았다. 이승기에게 로맨틱 코미디는 너무도 예상 가능한 공식 아닌가. 우선 첫 번째는 생각의 해답은 감독이 만들어 줬다. ‘죽어도 좋아’ ‘너는 내 운명’ 등 로맨스를 묵직한 기운으로 풀어내온 박진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단다. 두 번째는 공교롭게도 상대배우 문채원에게서 찾았다. 자유분방한 문채원의 ‘김현우’ 연기에 이승기의 ‘강준수’는 ‘대체 불가’란 단어를 곧바로 떠올리게 만들었다. 두 사람이 만들어 내는 화음이 아무리 예측 가능한 결과론을 도출한다고 해도 이건 이승기의 능력이라고 밖에는 설명 불가능했다. 이미 드라마 여러 편을 섭렵했다지만 이승기의 호흡 연기는 스크린 데뷔작 ‘오늘의 연애’가 흥행 질주를 하는 충분한 이유였다.

이미 몇 년 전에 지나간 시간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승기로 인해 태어났고 전 국민에게 가수 이승기가 아닌 ‘연예인’ 이승기를 알린 ‘1박 2일’의 ‘허당’ 이미지는 ‘오늘의 연애’에서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강준수’란 인물은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보고 연인과 100일을 넘기기 힘든 꼴불견 남자다. 미안한 얘기지만 이승기가 딱 그럴 것 같았다. 아니 강준가 혹시 이승기를 염두하고 만든 것은 아닐까란 착각마저 들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하하하. 제가 그렇게 보이세요. 우선 기분은 너무 좋네요. 메소드 연기란 말씀이시잖아요. 하하하. 저 연애 잘해요(웃음). 사실 좀 더 강한 남자로 스크린 데뷔를 권한 분들도 있었죠. 그런데 드라마에서도 그런 연기는 다 해봤어요. 하다못해 괴물로도 변했었잖아요. 하하하. 뭐 딱 제 마음을 끄는 작품이 현재 상황에선 없었던 게 맞는 말이에요. 여러 조건을 봤을 때 들어온 작품 중에 로맨틱 코미디가 끌렸고, 이 작품이 끌렸고. 전 만족한 선택이었어요.”

이승기가 연기한 ‘강준수’의 극중 허당스러움은 ‘1박2일’의 그 모습과 빼다 박은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익숙했다. 아니 이승기표 코미디 연기의 절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그렇게 보면 이승기가 대놓고 코미디를 연기하려고 시도한 것도 아닐 것 같았다. 강준수란 인물 자체가 드러내고 보여주기 힘든 캐릭터였기 때문인 게 컸기 때문일까.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딱 내가 고민했던 부분이에요. 아무것도 보여줄 게 없을 정도로 매력이 없는 남자가, 자신의 애인에게도 매번 차이는 남자가 대체 수백 수천 수만의 관객들에게 어떤 매력을 어필할까란 점이었죠. 유일한 무기는 진정성 밖에 없었어요. 준수가 가진 진정성이야 현우에 대한 사랑이고. 그 사랑에 공감하는 젊은 관객들에게 어필하자였죠. 이승기도 연기력으로 승부했단 소리 좀 진짜 듣고 싶었어요. 뭐 준수에게 장치를 줬다면 유머스러움 정도.”

연기를 하는 당사자인 이승기의 공감을 샀던 강준수지만 솔직히 대중들에게 ‘강준수’란 인물이 보여 줄 성향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겠다가 정답이다. 눈치 없고, 연애 감성 제로에 여성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듯 한 먹통이며 ‘밀당 감성’ 제로의 이 남자는 이승기에겐 어떤 남자로 비춰졌을까.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글쎄요. 사실 제 자신도 그래요. 리얼하게 상대방을 조종하고 밀고 당기는 그런 사랑은 잘 모르겠어요. 준수란 남자가 가진 점, 그냥 순수함이라고 봐야 할까요. 전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그게 바로 강준수의 매력이라고. 이런 사랑을 촌스럽고 못난 사랑이라고 치부하는 풍토가 몇 년 전부터 자리한 것 같아요. 조금은 느리고 조금은 멍청해도 진득하게 데워 줄 수 있는 감성이 강한 남자가 준수 아닐까요. 그냥 그 남자의 가치나 생각을 알아주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하하하.”

물론 인스턴트식 사랑이 대세를 이뤘고 결국에는 이 영화가 말하는 ‘썸’이 이 시대를 자리한 트렌드로까지 자리하고 있다. 더욱이 영화 속 준수는 무려 18년 이란 시간을 썸으로만 보낸다. 이건 시간적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에 많은 대중들이 표를 던질 것이다. 당사자인 이승기는 어떨까.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음, 생각이야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는 게 사실이죠. 글쎄요. 단순하게 이런 사랑이 가능할깐 질문으로만 한정하면, 영화 속 준수와 현우의 관계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봐야죠. 영화에선 준수는 현우만을 가슴 속에 품고 있지만 사랑도 하잖아요. 또 웃긴 건 현우와 거의 가족 같은 관계에요. 고백도 하지만 바로 흥분이 안된다며 차이고. 찾아오는 사랑과는 또 연애도 하고. 이게 현실적이죠(웃음)”

자 결론적으로 이승기의 생각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는 자신이 준수였다면 결코 그렇게 상대방을 놔두지는 않을 것이란다. 상대방의 마음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마음을 접고 그 상대방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는 스타일이라고. 하지만 지금의 빠른 사랑과 빠른 이별이 대세라면 대중들도 준수 같은 남자에 분명 호감을 보이고 그런 남자를 기다릴 것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상대역 문채원과의 호흡은 이 영화가 주는 재미의 8할 이상을 차지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이미 예전에 드라마에서 한 번 만났던 동료라 편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다행스럽게도 다들 우리 둘의 관계를 좋게 봐주고 계세요. 연인이 아닌 사람 둘의 모습으로 설렘을 받았다면 배우로서 정말 성공한 거겠죠. 채원씨와는 촬영하면서도 거의 연인이었죠. 사실 연인으로 나와야 하니 우린 그 순간만큼은 연인이었어요. 모든 촬영에서도 채원씨가 예쁘게 나와야 하는 각도로 다 조정을 했고, 키스할 때도 그랬죠. 연인의 첫 키스에서 오는 설렘을 표현하려고. 좀 설레셨나요. 하하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이승기란 이름 자체가 보장된 상업성을 증명하고 있지만 당사자 입장에서 부담감은 당연하다. 성공할 경우 문제가 안되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이승기란 브랜드 자체에 자칫 흠집이 남을 수도 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진짜 부담 없이 시작했어요. 그냥 손익분기점 정도만 넘기면 좋겠단 생각이었는데, 그것도 보통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하하하. 근데 영화가 공개된 뒤 주변에서 좀 좋은 평가를 내주시니 정말 욕심도 생기고 있어요. 욕심이 생기니 부담이 생기는 거죠. 잘되면 이 영화 참여한 모든 분들이 웃을 수 있지만 아니면 그분들이 전부 울게 되시잖아요. 제발 잘되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 괜찮은거죠? 하하하.”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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