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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는 경복고 미니 동창회?

[포커스]현대家는 경복고 미니 동창회?

등록 2014.05.09 07:49

수정 2014.05.09 09:35

정백현

  기자

정몽구 회장 등 한 가문서 경복 동문 6명 배출청운동 자택서 도보 10분···짧은 통학거리 이점정·재계 유력 인사 자제 대거 수학한 점도 특징

현대가에서만 6명의 동문을 배출한 서울 경복고등학교 전경. 사진=경복고등학교 제공현대가에서만 6명의 동문을 배출한 서울 경복고등학교 전경. 사진=경복고등학교 제공


40여명에 이르는 현대가 남성 자손들의 면면을 보면 유독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있다.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이 유독 많다는 점이다.

현대가 인사들이 가장 많이 졸업한 고등학교는 100여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 경복고등학교다. 경복고는 지난 1921년 서울에서 경성제2고보로 개교한 이후 현재까지 같은 장소(서울 종로구 청운동)에 자리를 잡고 있다.

경복고 출신의 현대가 인사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이상 경복중(6년제) 출신),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이상 경복고 출신) 등 6명이다.

전원이 실향민 출신(강원 통천군)인 1세대와 달리 2세대와 3세대는 모두 서울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출신 고등학교가 비슷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한 가문에서 6명의 동문이 탄생했다는 점은 상당히 이채롭다.

이들이 학창시절의 터전으로 경복고를 삼은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경복고의 위치가 현대가의 둥지인 청운동 자택과 멀지 않다는 점, 학연을 유독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사회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점, 사회 유력 인사들이 대거 이 학교를 나왔다는 점 등이다.

그 중 ‘청운동 자택과 학교 간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경복고를 졸업했다’는 이유가 가장 설득력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왕산 아래에 자리한 청운동 자택과 경복고 정문 사이의 실제 거리는 불과 650m 밖에 되지 않는다. 어른의 걸음걸이라면 10분 정도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혈기왕성한 학생의 걸음으로 한달음에 뛰어가면 6~7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통학거리를 학교 선택의 최우선 요소로 꼽는 점을 감안하면 10분 정도 통학거리의 경복고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경복고를 졸업했다는 점과 학연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도 현대가 인사들의 경복고 쏠림 현상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이유도 일리가 있다.

경복고 출신의 재계 인사를 보면 그야말로 쟁쟁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구본진 LF 부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이 경복고 출신 인사들이다.

왕년의 재계 총수였던 박건배 전 해태그룹 회장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거제미래포럼 대표, 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도 경복고 출신 인맥에서 밀리지 않는 인물들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런 인물들을 선배 또는 후배로 둘 경우 처세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계산 때문에 현대가 인사들이 잇달아 경복고로 진학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경복고 출신 재계 인사들은 하나같이 모두 재계 오너들의 아들들이라는 점이 이러한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직접적 연관 관계는 알 수 없지만 고 아산 정주영 창업주와 경복고 출신 재계 인사들의 부모들이 학교 안팎에서 ‘학맥’을 이었을 가능성도 유추할 수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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