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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그룹 ‘수난시대’···내년 사업계획까지 차질

총수그룹 ‘수난시대’···내년 사업계획까지 차질

등록 2013.12.16 07:20

강길홍

,  

최원영

  기자

SK·LIG 등 잇달아 법정구속···CJ·효성 세무조사로 검찰수사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이재현 CJ 회장.(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이재현 CJ 회장.


2013년은 재벌기업 오너들에게 ‘악몽의 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법정구속이 이어지고 강도 높은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를 받는 등 전례 없는 수난을 당했다. 이에 따른 오너 부재 상태로 2014년도 경영계획 수립에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 초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법정구속되면서 총수 수난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최 회장은 계열사 펀드자금 4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1월 말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이 유지됐다.

특히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마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오너 형제가 함께 구치소에 수감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 8월 법정구속됐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올해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김 회장 사건은 이후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되면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횡령·배임·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7월1일 구속기소됐다.

LIG그룹은 수천억원대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해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로 구자원 LIG그룹 회장이 지난 9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구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에게는 징역 8년이 선고됐다.

과거 재벌총수는 집행유예 선고가 공식처럼 받아들여질 정도로 실형 선고가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법정구속이 낯설지 않은 모습이 됐다. 이 때문에 최근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는 효성그룹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효성 오너일가는 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조석래 회장을 비롯해 장남 조현준 사장, 차남 조현문 변호사, 이상운 부회장 등 그룹 고위 경영진이 잇달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오너 없이 해를 넘기게 되는 대기업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경영공백에 따른 리스크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가동하며 최 회장의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장기 성장전망 마련에는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일 단행한 인사에서도 오너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최신원 SKC 회장이 ‘사촌경영’을 펼치고 있는 계열사를 제외하면 사장급 승진자가 거의 없다. 오너 부재 상황에서 대표이사를 교체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결국 SK그룹은 인재의 적재적소 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신성장동력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난 9일 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를 포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장이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회사를 인수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껴 인수를 포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SK그룹에 2년 전 편입돼 사상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SK하이닉스를 떠올리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는 STX에너지, 동부하이텍 등 알짜 회사가 매물로 나올때마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지만 오너 부재 상황이 계속되는 한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김승연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되고 있는 한화그룹도 내년 사업계획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당장 리스크가 있더라도 캐시카우 사업을 벌여야 하는데 그런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내년 사업계획도 구체적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이 신성장동력의 양대 축으로 삼고 있는 태양광사업과 이라크 신도시 건설 사업 모두 총수 부재에 따른 어려움이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큐셀의 태양광산업 관련 공장 성공에 말레이시아 정부에서는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하고 있지만 오너의 부재로 회사 측에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신도시 재건사업에서도 건설은 물론이고 에너지·보험·금융까지 인프라 구축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만 김 회장의 공백에 따라 그 기회를 다 놓치고 있다는 우려다.

효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검찰 수사 등으로 안팎으로 회사가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상황이어서 내년 사업계획 수립이 지연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1월말이면 임원인사를 내야 하는데 내부적으로 의견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최고경영진과 차기 경영진, 실무진들간의 인터뷰가 진행돼야 회사 방침이나 방향이 설정되는데 그 부분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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