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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안 된 ‘파이넥스 공법’···왜 밀어붙이나

[흔들리는 포스코]검증 안 된 ‘파이넥스 공법’···왜 밀어붙이나

등록 2013.10.15 16:59

정백현

  기자

경북 포항에서 운영 중인 포스코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 사진=포스코 제공경북 포항에서 운영 중인 포스코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혁신·첨단 제강 공법’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파이넥스(FINEX) 조강 공법(이하 파이넥스 공법)’에 대한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파이넥스 공법은 지난 1992년부터 포스코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조강 공법으로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가공 없이 바로 사용해 철강재를 만드는 공정이다.

즉 ‘소결-코크스-고로-전로-연주-압연’의 기존 제철공정 중에서 소결과 코크스 공정이 사라지고 철광석과 유연탄을 바로 고로에 넣는 셈이다. 소결 공정은 철광석을 일정한 크기로 만드는 공정을 뜻하며 코크스 공정은 유연탄을 일정한 크기로 만드는 공정이다.

포스코 측은 소결과 코크스가 생략됨에 따라 철강 생산 원가를 15% 줄일 수 있고 황산화물, 질산화물, 비산먼지 등 환경오염 물질의 발생량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는 포항에 2개의 파이넥스 공장을 운용하고 있으며 오는 12월 연산 2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3공장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파이넥스 3공장이 완공되면 포스코는 연간 410만톤(전체 조강 생산량의 25%)의 쇳물을 파이넥스 공법으로 생산하게 된다.

그러나 포스코가 혁신적 공법이라고 파이넥스 공법을 선전한 것과 달리 파이넥스 공법의 실상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가장 큰 문제는 파이넥스 공법을 통해 생산한 쇳물 품질이다. 파이넥스 공법을 통해 생산된 쇳물은 일반 용광로에서 뽑아낸 쇳물보다 통상적으로 품질이 조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가의 철광석과 무연탄이 가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투입되기 때문이다.

특히 소결과 코크스 공정이 생략됨에 따라 강재의 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강성에 문제가 있는 강재는 가장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제품이자 고부가 가치 제품인 자동차용 강판으로 쓰이기 어렵다. ‘파이넥스 쇳물’의 품질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공정의 안전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포항 파이넥스 1·2공장은 이미 크고 작은 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다.

파이넥스 1공장은 지난 3월 강한 폭발과 함께 화재를 일으켜 포항시민들을 놀라게 했고 2공장은 지난 2009년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들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0년에는 공장 인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 추정 사고가 나기도 했다.

파이넥스 공법으로 쇳물을 뽑기 위해서는 고압과 고열이 필요하다. 미가공된 철광석과 유연탄을 그대로 고로에 넣기 때문에 기존 고로보다 더 강한 열이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 열과 압력이 폭발과 화재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철강업계 안팎에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파이넥스 공법을 포스코가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정준양 회장의 치적 쌓기”가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파이넥스 공법의 상용화는 조강 생산과 관련해 정준양 회장 임기 내에 이룬 사실상의 유일한 업적”이라며 “최근 파이넥스 공법의 중국 수출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정 회장의 거취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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