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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신’ 종영···‘연기의 신’ 김혜수가 남긴 것

‘직장의 신’ 종영···‘연기의 신’ 김혜수가 남긴 것

등록 2013.05.22 11:33

노규민

  기자

'직장의 신' 김혜수. 사진제공=KBS2'직장의 신' 김혜수. 사진제공=KBS2


배우 김혜수를 위한, 김혜수에 의한 작품 KBS2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이 진한 여운을 남긴 채 종영했다.

지난 3월 ‘직장의 신’ 첫 방송을 앞둔 시점 김혜수의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졌다. 또한 KBS는 전작 ‘광고천재 이태백’의 쪽박에 자신감마저 상실한 상황이었다.

여러모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직장의 신’ 제작발표회가 진행됐고 김혜수는 마치 극중 미스 김처럼 대중 앞에 당당하게 서서 잘못된 점을 확실하게 인정, 공손하게 사과의 뜻을 전한 후 잘못을 대신해 석사학위를 반납했다.

'직장의 신' 김혜수. 뉴스웨이 DB'직장의 신' 김혜수. 뉴스웨이 DB


김혜수의 활약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보통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대중들은 관심을 갖되 외면하기 일쑤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그녀의 솔직함과 당당함이 오히려 반색을 샀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오지호가 “웃기다”를 연발 하길래 얼마나 웃길까 했는데 드라마 뚜껑을 열어보니 괜한 말이 아니었다. ‘웃기다’도 그냥 웃긴 것이 아니었다. 다수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유발하는 억지웃음은 없었다. 상황 자체로만 보면 억지스러웠다. 하지만 그 억지는 김혜수의 연기력 한 방으로 깨끗이 해결됐다.

세련되고 똑 부러진 여성 미스 김, 100개가 훨씬 넘는 자격증을 보유한 만능 일꾼. 그런 그녀가 정체모를 맨손체조를 선보이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누가 봐도 민망하고 웃긴 동작이지만 그녀의 표정은 진지했다.

'직장의 신' 김혜수. 사진제공=KBS 미디어'직장의 신' 김혜수. 사진제공=KBS 미디어


‘직장의 신’ 중반 ‘빨간내복쇼’는 김혜수였기에 가능했다. 미스 김은 ‘와이장’의 홈쇼핑 계약건과 관련해 팔을 걷어 부치는 대신 딱 달라붙는 빨간 내복과 빨간 구두를 신고 카메라 앞에 섰다. 마치 MBC ‘무한도전’ 초창기, 멤버들이 착용하던 쫄쫄이 의상이 연상됐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미스 김이었지만 그녀의 풍만한 몸매와 과감한 몸동작, 진지한 표정이 또 한 번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일반적으로는 보기 힘든 홈쇼핑 모델로서의 자태(?) 또한 거부감이 없었다.

이외에도 탬버린 쇼, 게장 쇼 등에서 김혜수의 코믹 연기는 ‘평가’ 자체가 불가한 ‘완벽’ 그 자체였다. 반면 김혜수는 6시 칼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180도 바뀐 삶을 사는 미스 김 또한 완벽히 소화했다.

섹시한 드레스, 남자댄서와 살사 댄스를 추는 장면 등을 통해 특유의 섹시함과 매혹적인 모습을 표출했다. 더불어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택하게 된 숨은 사연을 연기할 때 보여준 빼어난 감정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드라마 ‘직장의 신’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진 우리의 직장현실을 담담하면서도 적나라하게 묘사해 시청자들의 공감과 더불어 호평을 이끌었다.

그 중심엔 김혜수가 있었다. 27년의 연기경력은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다. 정극과 코믹 연기를 자유자제로 넘나들며 완벽하게 미스 김을 구현해 낸 김혜수는 명불허전 ‘연기의 신’ 이었다.


노규민 기자 nkm@

뉴스웨이 노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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