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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 기자
등록 :
2021-01-19 08:06

수정 :
2021-01-19 09:46

비상장사 ‘일방통행’...대주주 횡포에 소액주주 속수무책

알에프윈도우·현대엠엔소프트 등 비상장사 주주 피해사례 속출
주총 대신 의사회 결의로 간이합병·신주발행 가능...법 허점 노려
대주주 경영권 강화 위해 소액주주 희생...제도 개선 필요성 제기

장외주식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비상장사를 둘러싼 잡음도 커지고 있다. 일부 대주주들이 경영권 강화, 승계 등을 위해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소액주주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어서다. 비상장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 공개와 소액주주 의결권 보호 등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증시가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역대급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장외시장까지 옮겨붙고 있다. 장외주식시장인 K-OTC의 지난해 거래대금은 총 1조2766억원으로, 사상 최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장외시장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대형 공모주에 대한 벽이 높기 때문이다. 대형 공모주에 대한 청약 증거금은 최대 수천만원에 이르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반면 장외주식은 증거금 없이 쉽게 사들일 수 있어 ‘대어’를 미리 낚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비상장 주식은 상장 주식보다 투자 손실 위험이 큰 데다 대주주의 횡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문제가 있다. 거래량이 적다 보니 빌라처럼 팔고 싶어도 못 파는 경우가 많고 주가 변동성도 큰 편이다. 특히 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에 기업정보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K-OTC는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제도권 장외시장이라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K-OTC가 아닌 사설 플랫폼의 장외거래는 안전장치가 매우 부족해 유사 수신과 사기, 최악의 경우 ‘먹튀’ 우려까지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K-OTC에 진입한 비상장사는 135곳에 불과하다.

◇알에프윈도우 통째로 삼키는 컨버즈...소액주주엔 6700만원 지급 뿐

실제로 비상장사인 알에프윈도우의 소액주주들은 수천만원에 사들인 주식을 주당 130원에 날릴 판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모기업 컨버즈에 흡수합병되는 과정에서 합병신주 대신 합병교부금만 받게 됐기 때문이다. 10년 전 주당 1만원에 5500주를 사들였던 한 소액주주는 7만1500원만 쥐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알에프윈도우 소액주주 A씨는 “2016년 말 곽종윤 컨버즈 대표이사가 새로운 경영진이 된 이후 10대 1 감자에 의해 소액주주 자산이 강제로 축소됐다”며 “이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거쳐 지분율을 90% 이상 끌어올리더니 주주에게 통보 한번 없이 일사천리로 간이합병을 결정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컨버즈가 알에프윈도우의 기존 소액주주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데 들어가는 돈은 6700여만원이 전부이며, 우리는 이번 흡수합병에 동의한 바 없다”라며 “비상장법인의 특수상황을 감안해 대주주 권한을 확대한 법을 악용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현대오토에버-엠엔소프트 합병 논란...“정의선에 유리한 합병비율”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엠엔소프트 주주 역시 ‘3사 합병’ 과정에서 자산 손실을 입게 됐다. 지난해 말 현대차그룹은 현대오토에버가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을 흡수 합병해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합병비율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현대오토에버 주주에 유리하게 책정됐다는 점이다. 정 회장의 현대오토에버 지분은 9.57%에 달하며, 계열사 가운데 현대글로비스 다음으로 지분율이 높다.

현대오토에버와 엠앤소프트의 최초 합병비율은 1대 0.958이다. 자본총액이 현대오토에버가 두 배 이상 더 많아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들에게 유리한 합병이다.

하지만 발행주식 수는 현대엠엔소프트 414만5000주, 현대오토에버는 2100만주다. 1주당 자본총액으로 보면 현대오토에버 주주가 2주를 받을 때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들은 0.95주만 받게 된다는 소리다.

이에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들은 오토에버 주주에 유리한 합병비율이라며 반발해왔고, 금융감독원도 합병 증권신고서를 정정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11일 1 대 0.987로 합병비율을 변경했으나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발행주식수를 고려해 합병비율을 1대 1.95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액주주 보호할 제도적 장치 절실...“주주평등의 원칙 지켜져야”

이에 따라 신주 발행이나 합병 등 중요한 의사결정 시 소액주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법의 근간이 되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이 제대로 행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공시의무가 없는 비상장사는 정관에 따라 홈페이지에 이사회 결과를 공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매일같이 홈페이지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주요 의사결정을 그냥 놓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장사의 신주발행 등은 주주총회가 아닌 이사회 결의만으로 할 수 있다”며 “주주는 주식 하나당 의결권 하나를 인정받아야 하지만, 비상장사의 경우 일부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사실상 100%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부 비상장사 대주주들이 투자자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있으나 수십 퍼센트의 합산지분을 가진 일반 주주를 ‘소액주주’라고 치부하는 것도 맞지않다”며 “하지만 폐쇄적인 비상장사 특성상 주주들이 서로 잘 모르기 때문에 집단행동을 하기에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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