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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20-12-11 14:57

수정 :
2020-12-11 17:49

㈜한진, 당장 3월 경영권 방어 시급…오너가 지분 18% 무효표

2대주주 HYK파트너스, 주주제안 발송
한진칼 경영권 분쟁 벌인 KCGI와 유사한 전철
주식보유 기간 2개월…강제성 없어 이사회 거절 가능
임기만료 사외이사 1석 노리거나 ㈜한진측 이사 반대
‘3%룰’ 불확실성, 최대주주 등 지분 27% 중 9.5%만 행사

㈜한진 2대주주 HYK파트너스가 주주제안으로 공식적인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내년 3월 공석이 되는 사외이사 1석을 차지한 뒤 장기적으로 저평가된 주가와 기업가치를 제고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겠지만, 상법 개정안 등 기존 경영진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우려한다.

11일 재계와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HYK파트너스는 지난 7일 ㈜한진에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제안’이 담긴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석, 전자 투표제 도입, 이사 자격 제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HYK파트너스의 이 같은 행보는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킨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와 유사하다. KCGI는 2018년 7월 출범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전문 사모펀드로, 같은해 11월 한진칼 지분 9%를 확보하며 경영 개입을 시작했다.

또 2019년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2인과 감사위원 1인을 추천하고 범죄행위나 기업 평판을 실추시킨 자의 임원 취임을 금지하도록 하는 주주제안서를 송부한 바 있다. 전자투표도 제안했다.

하지만 주식 보유 6개월 기준을 충족시키기 못해 첫 주주제안은 수용되지 않았다.

현생법에 따르면 소수주주권 중 주주제안을 상장사에 행사하기 위해서는 상장사 특례요건인 상법 제542조6(소수주주권)에 따라 6개월 전부터 0.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한우제 전 한화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주축으로 꾸린 HYK파트너스도 지배구조 개선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한진 주식을 처음 취득한 시기는 10월15일이고, HYK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가 경방이 보유하던 지분 전량을 넘겨받는 식으로 2대주주가 됐다. 현재 지분율은 9.79%다.

KCGI 사례와 마찬가지로 주주제안 6개월 전부터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는 만큼, HYK파트너스의 요구는 강제성을 가지지 못한다. ㈜한진 이사회가 검토를 거쳐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당장 내년 3월 주총부터 ㈜한진의 경영권 전쟁에 불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HYK파트너스가 궁극적으로 이사회 진입과 오너가의 경영 배제 등을 노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진 이사회가 주주제안을 받아들인다면, HYK파트너스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1석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5명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 총수는 최대 8명으로 제한한다.

2012년부터 ㈜한진 사외이사를 맡아온 한강현 전 부장판사는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에 따라 재연임이 불가하다. 이에 따라 ㈜한진은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 HYK파트너스 역시 자신들이 선정한 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

반면 주주제안이 거절되면, ㈜한진 측 이사의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법은 ㈜한진의 경영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각각 3%까지만 인정하는 이른바 ‘3%룰’을 도입했다.

㈜한진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한진칼이 24.16%로 최대주주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오너 3세 2명는 각각 0.03%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인 정석인하학원(3.18%)와 류경표 ㈜한진 대표이사 부사장(0.01%)까지 합산하면 총 27.41%다.

3대주주는 6.62%의 GS홈쇼핑, 4대주주는 6.38%의 국민연금공단이다. 나머지 50% 가량은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이다.

주총에서 한진칼과 정석인하학원은 각각 3%의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9.49%에 그치고, 나머지 17.92%는 무효표가 되는 셈이다.

나머지 주주들도 3%룰을 적용받는다. GS홈쇼핑은 오너가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만큼, 오너가는 최대 9.01%를 행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어느 편에 설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HYK파트너스가 합자회사를 추가 설립해 지분 쪼개기에 나설 가능성이다.

HYK파트너스는 HYK제1호로 ㈜한진 주식을 들고 있다. 제1호의1, 제1호의2 합자회사나 별도 자회사를 만들어 지분을 나눠 보유하는 식이다. 일례로 3곳의 합자회사를 새로 만든다고 가정하면 3%, 3%, 3%, 0.79%씩 지분을 보유해 확보 주식에 대한 모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또 ㈜한진은 조현민 전무가 이끌 계열사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진그룹이 KDB산업은행과 맺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확약에 따라 지주사와 항공 계열사에는 근무할 수 없기 때문이다.

HYK파트너스가 오너경영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 전무의 등기임원 선임에 반기를 들 여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그룹 내부적으로 조 전무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인 만큼, 이를 저지할 명분이 충분치 않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진칼에 이어 ㈜한진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외적 리스크가 산적한 상태에서 경영환경이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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