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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등록 :
2020-09-09 17:08

수정 :
2020-09-09 17:59

제주 면세점 특허 ‘청신호’ 켜졌지만…업계 복잡해진 셈법

기재부, 제주도의회에 “특허 철회 바람직 하지 않아” 답변
상생협력 더 강화키로…부지 등 조건·제약 포함 가능성 ↑

그래픽=박혜수 기자

기획재정부가 제주도의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 ‘철회’ 요구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제주 시내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면세업체들로서는 일단 입찰 참여 준비의 시동을 걸 수 있게 된 만큼 일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분위기다. 다만 아직 특허 공고 발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고, 그 내용 역시 제주도와의 상생협력을 보다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어 섣부르게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9일 제주도특별자치도의회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기재부는 최근 제주도의회 포스트코로나대응특별위원회의 대기업 면세점 신규 특허 철회 요구에 대해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 결정사항의 철회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 하락 및 시장 참여자의 혼란 초래 등의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답변했다. 특허 추가를 철회할 수 없다고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제주도 의견을 적극적 수렴하여 지역경제에 기여하면서도 상생협력이 최대한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는 답변도 함께 내놨다.

기재부는 지난 7월 10일 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제주도에 시내 면세점 특허를 추가하기로 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하고 있고 제주도 도내 여론이 면세점 추가에 부정적이라는 점 등 때문에 관세청의 특허 공고가 두 달 여가 지난 현재까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제주도는 대기업 면세점 수익 대부분이 제주 지역 외부로 유출돼 제주 경제 근간을 흔들 것이라는 여론이 거세다. 이 때문에 제주도의회는 지난달 20일 여의도를 방문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방문, 기재부에 특허와 관련된 문제제기까지 했다.

이번 기재부의 답변에 대해 제주도의회는 “강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기재부가 상생 협력이 최대한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답변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기재부가 사실상 특허 철회 가능성을 부인했고 제주도의회 역시 반발하는 가운데에서도 상생협력 강화를 두고 일부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한 만큼, 조만간 관세청의 특허 공고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관세청 관계자는 “아직 특허 공고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면세업계는 아직 신중하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특허 공고가 정식으로 나올 때까지는 특허 철회 가능성의 불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특허 공고가 나온다 하더라도 여기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이미 지난 7월 특허 추가를 결정하면서 지역 소상공인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 향후 2년간 지역 토산품·특산품에 대한 판매를 제한하고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여기에 이번 제주도의회의 특허 철회 요구에 답변하면서 상생 협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만큼 여러 제약이나 조건이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공고에 새롭게 추가될 조건으로는 부지 위치 제한, 교통 혼잡 해소 방안 마련, 면세점 수익의 지역 환원 등 여러 방안이 거론된다.

면세업계의 셈법이 가장 복잡해진 대목은 면세점 부지다. 시내 면세점은 공항을 임대해 운영하는 공항 면세점과 달리 자체적으로 부지를 구해야 한다. 이 부지를 어디로 정하느냐가 특허 심사와 향후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제주도 내에 자가 점포 등 부동산을 보유하지 못한 경우 다른 부지 임대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특허 공고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면세업체들이 섣불리 부지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산북’과 ‘산남’ 지역의 균형 발전을 중시하기 때문에 현재 시내 면세점이 몰려 있는 제주시가 아닌 서귀포시 등 다른 지역에서만 면세점 설치를 허가할 가능성도 있다.

신세계는 특허 부지 마련을 위해 A교육재단과 맺었던 제주시 연동 뉴크라운호텔 부지 일대 매매계약을 해지하면서 위약금까지 문 상황이다. 이번에 다시 제주 진출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뉴크라운호텔 부지를 다시 임대하지는 않기로 결정해 다른 부지를 찾아야 한다. 제주도 내에는 같은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가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각각 매장을 운영 중이긴 하나 이마트 내 면세점 입점을 위해서는 계열사간 협의가 필요하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제주도 내에 보유 중인 부동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특허 공고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제주 시내 진출을 검토 중이나 결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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