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환호’, 인버스 산 개미는 ‘발동동’

인버스 매수 급증…삼성전자 제치고 순매수 1위
지난달 19일 저점 이후 ‘추가 하락’ 베팅만 2조
예상외 주가 상승에 손실 눈덩이…손실률 40%

지난달 중순 1450선까지 주저앉았던 코스피가 1800선을 회복하며 반등하고 있다.

증시 반등을 이끈 ‘동학개미’들은 모처럼 찾아온 반등세에 환호하고 있지만, 상승 곡선을 그리는 지수를 보며 발을 동동 구르는 개미들이 있다. 일명 ‘청개구리 펀드’라고 불리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이들이다.

실제로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달 19일 이후 뒤늦게 인버스에 뛰어든 개미들은 예상외의 주가 상승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인버스는 증시가 상승할 때 수익률이 상승하는 일반적인 펀드와 달리,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주가지수 등 기초 자산 가격이 하락한 만큼 반대로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지수가 오르면 거꾸로 손실을 보게 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반등을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전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 하락에 2배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 선물이 하루에 5% 하락하면 10% 수익을 내는 식이다.

이 기간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조3194억원 순매수하며, 지난달 기록적인 개인 매수세를 보인 삼성전자(1조529억원)를 제치고 순매수 1위에 올렸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외에도 KODEX인버스(3151억원),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2252억원) 등 3개의 인버스 종목이 개인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3개 종목의 순매수 합계는 약 2조원에 달해 같은 기간 전체 개인 순매수액(4조3286억원)의 42%를 차지했다. 앞서 지난달 초부터 3월 19일 까지만 해도 개인 순매수 상위 10위권 안에 인버스 상품은 없었다.

최근 ‘동학개미군’의 자금 중 40%가 넘는 돈이 코스피 지수 하락에 베팅되고 있지만, 정작 지수는 개미들의 선택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무려 8.39%(133.56포인트) 내린 1457.64에 장을 마감하며 바닥을 찍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15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7월 23일(1496.49) 이후 약 10년 8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날 바닥을 기점으로 반등을 시작한 코스피는 이날 종가 기준 1823.60까지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25.1%다. 지난달 12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1800선을 회복하는 등 상승 랠리가 계속되자 인버스에 투자한 개미들의 손실 폭도 커졌다.

지난달 19일 이후 이날까지 인버스 ETF의 손실률은 KODEX200 선물인버스2X(-40.3%),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28.4%), KODEX인버스(-21.7%) 등이다.

한편, 개미들은 지난 6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집중 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전날 개인투자자들은 거센 매도 공세를 잠시 멈추고 8452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3일(9892억원)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개인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3.6%의 급등세를 보이자 무려 335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단기 차익실현을 위해 그간 모아온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전날 상승률이 높았던 SK하이닉스(6.92%)도 866억원 순매도했고, 셀트리온(6.6%)도 749억원 순매도해 이익을 남겼다. 이어 삼성전기(6.92%), 현대차(2.90%), LG생활건강(5.07%), LG이노텍(10.91%) 등이 순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높은 최근 증시에서는 위험이 큰 인버스·레버리지ETF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배호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버스·레버리지 ETF는 방향성 투자시 잘 사용한다면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위험성이 너무 커 ‘양날의 검’이라 볼 수 있다”며 “방향성에 따른 변동성 확대 문제, 파생상품 투자에 따른 위험도 증가, 비용 측면 등 리스크 요인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론 방향이 맞을 경우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면서 “최근과 같이 일간 변동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위험성이 증대된다”고 덧붙였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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