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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9-11-27 17:45

아시아나 구주 가격 3000억?…이동걸 산은 회장의 고민

HDC 측 제시 가격 기대치 하회
금호그룹, ‘유동성 회복’ 어려워
이 회장에 추가 자금 요구할수도
산은 “아직 공식적인 요청 없어”

그래픽=강기영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나 산업은행 측 표정이 밝지만은 않은 것으로 감지됐다. 구주 가격이 예상보다 낮아 거래가 끝나도 금호그룹의 유동성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돼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설득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유도한 만큼 금호 측이 다시 지원을 요청하면 산은으로서는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인수가격으로 써낸 2조5000억원 중 3080억원을 구주 매입에 사용하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은 구주인 금호산업 보유지분 31.05%(6868만8063주)와 아시아나가 발행하는 보통주(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주 매입 대금은 박삼구 전 회장과 금호그룹 등에 돌아가고 신주 인수 대금은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되는 구조다.

문제는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내놓은 구주 가격 3080억원이 금호 측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던 7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아시아나항공 본입찰 당시의 주식 가치인 약 3700억원보다도 적다.

당초 금호그룹은 구주 매각 대금을 활용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담보로 잡힌 ‘금호고속 주식’을 되찾아옴으로써 그룹을 재건할 계획이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1조원까지 받아낸다면 모든 빚을 갚고도 상당한 자금을 쌓아둘 수 있다는 기대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절반 이상의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면서 금호 측은 주식 가격을 넘겨받아도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일례로 금호고속의 경우 지난해말 기준 총차입금이 3825억원이며 그 중 단기차입금만 2854억원에 달한다. 지난 4월엔 산은으로부터 1300억원을 빌리기도 했다. 이 자금의 만기는 내년 3월말에 돌아온다. 박삼구 전 회장 측이 아시아나항공을 밑지고 파는 게 아니냐는 일부의 평가는 여기서 비롯됐다.

불편한 쪽은 이동걸 회장이다. 자금력을 지닌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자처하면서 자신은 만족스런 성과를 얻었지만 금호 측은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이동걸 회장의 주도로 이뤄졌다. 아시아나항공이 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감사의견을 받자 이 회장은 금호그룹을 압박했고 결국 오너일가에게 항공업을 포기시켰다.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맡기는 대신 5000억원을 지원해달라’는 박 전 회장 측 자구계획안을 반려한 게 계기가 됐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금호 측이 산은을 향해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금을 빌려달라거나 기존 차입금의 만기를 연장하는 조치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선 이견이 상당하다.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대주주가 책임지도록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금호그룹 측의 공식 요청은 없었다”면서 “구주 등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가격은 협상 내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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