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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9-07-11 07:08

[금융권력 해부②]금융위를 움직이는 핵심 브레인 12인은 누구인가

국장급에 50대 초반 엘리트 출신 관료 포진
최고 실세는 고위보직 다수 꿰찬 35회 5인방
원칙 강조하나 유연한 소통으로 신망 두터워

금융위원회는 국내 금융 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총리 직할의 행정부 내 위원회다. 제1·2금융권은 물론 금융투자업 등 국내 금융 시장 전체를 통할하는 이 조직에서는 누가 일하고 있으며 이 조직을 움직이게 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지난 2008년 출범한 금융위에서 2019년 6월 현재 근무하는 인원은 상근직, 비상근직, 파견직 등을 모두 포함해 약 300여명에 이른다. 그 중에서도 60% 이상은 행정고시를 통과한 5급 사무관 이상의 공무원들이다.

이들 조직을 이끄는 금융위 내 최고위 보직은 장관급인 위원장과 차관급인 부위원장을 비롯해 실무 담당자인 국장급까지 총 14명에 달한다. 그 중에도 세부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이자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장’은 총 9명에게만 허락되는 직급이다.

현재 근무 중인 국장급 간부는 박정훈 기획조정관, 이명순 금융소비자국장 겸 대변인 직무대행, 김정각 자본시장정책관, 이세훈 금융정책국장, 윤창호 금융산업국장, 권대영 금융혁신지원단장 등 총 6명이다.

원래 국장급 직책은 총 9개지만 개방형 공모직인 대변인과 구조개선정책관, 금융그룹감독혁신단장의 자리가 비어 있다. 이중 대변인은 이명순 국장이 지난 2월부터 직무대행 형태로 겸직 중이고 후임자를 찾는 중이다. 이세훈 국장이 최근까지 맡았던 구조개선정책관의 후임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중요한 기업 구조조정 사안을 맡고 있는 만큼 조만간 후임자가 정해질 전망이다.

현직 국장급 간부 6명은 모두 1960년대 후반에 태어난 이들로 비슷한 연배에 비슷한 시기에 행정고시를 통과해 관료 생활을 시작한 이들이다. 금융위 내 고위직 12명 중에서도 최종구 위원장을 빼면 모두 196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다. 현직 국장급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1967년생인 윤창호 국장이며 이세훈 국장이 1970년생으로 가장 젊다.

6명의 국장급 간부들은 공통점이 뚜렷하다. 대부분 원칙을 강조하는 업무 스타일을 갖추고 있고 각종 정책 현안에 대해 매우 밝으며 시장과의 소통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아울러 금융위 내부 조직을 조정하는 능력도 탁월해 조직 내부에서 신뢰 받는 간부들로 꼽힌다.

6명의 국장들을 출신 지역별로 나눠보면 영남 3명(이명순·윤창호(이상 대구)·권대영(경남 창원)), 서울 2명(박정훈·이세훈), 충청(김정각(청주)) 1명 등이다.

고시 기수별로는 35회(박정훈·윤창호) 출신이 2명, 36회(이명순·김정각·이세훈) 출신이 3명이며 권대영 국장은 국장급 중에서 가장 기수가 낮은 38회 출신이다. 범위를 조금 더 넓히면 35회 출신이 윗자리에 더 있다. 김태현 금융위 사무처장과 최훈 금융위 상임위원, 최준우 증선위 상임위원이 35회 출신이다.

무엇보다 금융위를 좌지우지하는 최고위급 간부 12명 중 35회 동기생이 41.6%에 달하고 이들이 맡은 보직의 무게감이 상당하기에 금융위 안팎에서는 행시 35회 5인방이 금융위의 최고 실세이자 핵심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오가고 있다.

같은 기수 안에서 엘리트 내지는 선두주자로 꼽히는 인물도 있다. 그 증거는 누가 먼저 승진을 빨리 했느냐다. 35회 출신 중에서는 김태현 사무처장이 가장 치고 나간다는 평가를 받았고 금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최훈 상임위원이 그 뒤를 따른다는 평가가 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세간의 평가대로 빠르게 승진했다.

36회 출신 중에서는 김정각 국장이 지난 2015년 동기들 중에서 가장 먼저 고위공무원단에 합류했다. 김 국장은 승진 당시 금융위원장이던 임종룡 연세대 특임교수가 발탁한 인물이기도 하다.

공무원 기수로 선후배를 따지는 공직 사회지만 이 안에 학맥도 존재한다. 특히 유독 서울대 출신이 많은 금융위지만 그 중에도 박정훈 국장과 이세훈 국장은 서울대 88학번 동기다. 물론 전공은 다르다. 박 국장은 경영학과를 나왔고 이 국장은 법학과 출신이다.

현재의 체제는 올해 상반기에만 몇 차례의 변화를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지난 1월 김태현 상임위원이 금융정책국장에서 1급으로 승진해 금융위 상임위원이 됐다가 지난 4일 금융위 사무처장에 임명됐다. 김태현 처장이 맡던 상임위원에는 동기생인 최훈 국장이 발탁돼 1급 자리로 올라왔다.

김태현 위원의 사무처장 발탁과 최훈 국장의 상임위원 임명은 금융위 안팎에서 매우 유력했던 시나리오였는데 결국 이 시나리오대로 인사가 이뤄졌다.

이에 앞서 최준우 국장은 지난 4월 말 증선위 상임위원이 됐고 이명순 국장이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으며 5월 중순에는 박정훈 국장과 김정각 국장이 서로 자리를 맞바꿨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태현 사무처장의 앞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위 사무처장은 사실상 금융위의 2인자인 부위원장으로 갈 수 있는 승진의 도약대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의 사례를 봐도 정은보, 김용범, 손병두 등 3명의 부위원장이 잇달아 모두 사무처장을 거쳐 부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금융위의 한 간부는 “현재 국장급 이상의 선배 간부들은 모두 금융위는 물론 시장과 타 부처에서도 신뢰와 인정을 받고 있는 엘리트 관료들”이라며 “무엇보다 ‘꾸준히 공부하는 관료’라는 점에서 배울 만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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