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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9-05-21 17:33

사모펀드 손잡은 손태승, 우리금융 ‘비은행 강화’ 큰 그림

M&A서 사모펀드와 ‘연합전선’ 구축
롯데카드·에큐온캐피탈 등 지분 참여
투자라지만 ‘비은행 강화’ 관측 여전
인수냐 자금회수냐…손 회장 선택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사모펀드(PEF)의 조력자 역할을 자처하며 금융권 인수합병 시장에서 두드러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지분투자가 주된 목적이지만 이면엔 ‘금융명가 재건’을 목표로 비은행 부문 육성 기반을 쌓아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날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한앤컴퍼니에서 MBK파트너스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과 함께 인수전에 뛰어든 MBK파트너스는 우여곡절 끝에 롯데카드 인수를 눈앞에 두게 됐다.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MBK파트너스는 우리은행과 함께 롯데카드 지분 60%와 20%를 나눠갖고 나머지 20%는 롯데그룹에 남겨두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파악된 인수 가격은 1조6000억원 정도다. 특히 우리은행은 MBK파트너스의 지분 매입 자금 중 절반 정도를 대출로 조달해줄 예정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우리금융이 사모펀드와 연합해 금융사 인수전에서 또 한 번의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간 우리금융은 경쟁 금융그룹과 달리 사모펀드와 유독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베어링PEA가 추진하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인수 작업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 거래에서 28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단독으로 제공하는 한편 300억원 규모의 애큐온캐피탈 상환전환우선주(RCPS)도 인수하기로 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당시에도 1000억원을 출자하는 동시에 펀드 청산 후 잔여지분 우선매수청구권까지 확보해 놓은 상태다. 아주캐피탈이 아주저축은행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어 오는 7월 펀드 청산 후 청구권을 행사한다면 우리금융은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한 번에 거머쥐게 된다.

여기엔 비은행 부문 확장을 도모하는 손태승 회장의 남다른 전략이 담겨 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견해다. 아주캐피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사모펀드 특성상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팔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공교롭게도 카드와 캐피탈 모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이 새롭게 확보하거나 덩치를 키워야하는 사업으로 지목된다. 카드 부문만 봐도 우리카드는 시장 점유율이 국내 카드사 8곳 중 6위에 불과해 상위권으로 도약하려면 외형확장을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금융의 롯데카드 인수 가능성이 시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사모펀드가 경영을 맡으로써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우리금융이 기대를 걸만한 부분이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1조8400억원에 사들인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보험)를 지난해 신한금융에 약 2조3000억원에 팔았는데 비록 무리한 구조조정의 결과라고는 해도 기업 가치를 상승시켰다는 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우리금융이 이들 기업을 반드시 사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업황이나 회사 안팎의 여건을 고려해 인수 또는 자금 회수 등의 전략적인 판단을 내리면 된다. 때문에 손태승 회장으로서는 사모펀드와 손을 잡음으로써 다양한 옵션을 쥐게 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롯데카드와 관련해서는 인수금융(대출) 주선을 위해 사모펀드에 지분을 참여한 것”이라며 “일반적인 투자 활동일 뿐 아직까지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일축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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