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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9-04-17 18:00

KT, ‘입찰 담합’에 발목…케이뱅크, 자본확충 ‘빨간불’

금융위, KT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
‘통신회선 담합’ 공정위 조사일정 반영
케이뱅크, ‘5900억’ 규모 증자 또 차질
“주요 주주와 새 투자사 영입 논의 중”

K뱅크 중장기 경영전략과 사업계획 발표 기자간담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은산분리 완화’와 맞물려 케이뱅크의 주도권을 쥐려던 KT가 결국 ‘담합 혐의’에 발목을 붙잡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현황을 감지한 금융당국이 고심 끝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하면서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자금부족 상태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17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케이뱅크에 대한 KT의 한도초과보유 승인 심사를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인 KT는 지난달 12일 금융위에 ‘한도초과보유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보유 지분 한도를 상향한 ‘특례법’ 시행에 따라 케이뱅크에 대한 지분을 늘리기 위함이다. 궁극적으로는 지분을 최대치인 34%까지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금융위 측은 신청인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인 사실이 확인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은행업 감독 규정상 금융위, 공정위, 국세청, 검찰청, 금융감독원 등에 의한 조사·검사가 진행 중이고 그 내용이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심사를 멈출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사실 KT에 대한 심사 중단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KT가 우정사업본부 등에 통신회선을 공급하는 입찰 과정에서의 담합 혐의로 최근 들어 공정위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파악돼서다. 게다가 KT는 지난 2016년 지하철 광고 IT시스템 입찰 담합 건으로 70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 받은 것만으로도 당국에 고민을 안긴 상황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황창규 KT 회장이 정치권 인사 등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궁지에 내몰렸고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의 KT 특혜채용 의혹과 관련해선 케이뱅크로도 불길이 번진 상태다. 검찰은 케이뱅크 사장실과 본부장실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2012년 부정채용 당시 이석채 전 KT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심성훈 대표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따라서 금융위의 결정은 이러한 악재을 두루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KT를 향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지분 초과보유를 승인하면 ‘특혜 의혹’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은행법 시행령에서도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를 초과 보유할 땐 최근 5년간 금융·조세 등 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은 일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KT의 계획에 제동이 걸리면서 케이뱅크의 증자 계획도 차질을 빚었다는 점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1월 이사회에서 59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바 있다. 주요 주주를 중심으로 지분율에 따라 주식을 배정한 뒤 KT가 실권주를 떠안는 방식으로 변화를 도모하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금융위의 결정에 따라 자본 확충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특히 케이뱅크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무산될 조짐을 보이자 당초 이달 25일이던 증자 일정을 1개월 뒤로 미루는 동시에 ‘직장인K 대출’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리뉴얼을 위한 일시적 조치라고는 하나 지난해에도 같은 일이 반복됐던 만큼 증자 불발을 고려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일단 케이뱅크 측은 유상증자를 분할해 시행하는 한편 신규 투자사를 영입함으로써 지금의 국면을 정면돌파 한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전환 신주 발행을 통해 일정 규모의 증자를 ‘브리지(가교)’ 형태로 시행할 것”이라며 “대주주 자격 심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대규모 증자를 다시 추진하는 유상증자 분할 시행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유상증자 때와 같이 업계 리딩 기업이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사로 새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나설 것”이라며 “시행 여부와 실행시기 등을 놓고 KT·우리은행·NH투자증권·IMM 등 주요 주주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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