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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9-04-09 15:25

케이뱅크, 유상증자 무기한 연기…“대출 판매 ‘또’ 중단”

‘5900억원’ 유상증자 일정 미루기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지연 부담된 듯
11일부터 ‘직장인K 대출’ 판매 중단
일시적 조치라지만 ‘자금’ 걱정 여전

사진=케이뱅크 제공

케이뱅크의 자본 확충 계획이 또 한 차례 불발될 전망이다. 5900억원대 유상증자의 주금 납입일이 임박했지만 금융당국이 답을 주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은행의 영업전략에도 다시 ‘빨간불’이 들어왔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 주요 주주사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유상증자 납입일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KT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무산될 조짐을 보이는 데 따른 조치다.

당초 케이뱅크는 지난 1월 이사회를 열고 59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상태였다. 기존 4775억원인 자본금 규모를 1조원 이상으로 늘려 안정적인 사업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궁극적으로는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보유 한도를 34%까지 상향한 ‘특례법’ 시행에 따라 KT를 1대 주주로 끌어올려 IT기업 중심의 경영구조를 만든다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주요 주주에 주식을 배정한 뒤 KT가 실권주를 떠안는 방식으로 변화를 도모할 복안이었다.

그러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걸림돌이었다. KT는 지난달 12일 금융위원회에 케이뱅크에 대한 ‘한도초과보유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당국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최악엔 심사가 중단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는 KT를 둘러싼 연이은 악재와 관련이 깊다. 담합 협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데다 최근 황창규 회장까지 정치권 인사 등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어서다.

케이뱅크에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의 KT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후폭풍이 일었다. 심성훈 대표가 2012년 부정채용 당시 이석채 전 KT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검찰은 케이뱅크 사장실과 본부장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심성훈 대표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금융위에서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KT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이들의 손을 들어주면 자칫 ‘특혜 의혹’이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눈치다. 실무진 차원에서는 KT에 대한 심사를 멈추기로 의견을 모아 금융위 정례회의 의사결정만을 남겨뒀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은행법 시행령에서도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를 초과 보유할 땐 최근 5년간 금융·조세 등 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은 일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케이뱅크 주요 주주도 당국의 분위기를 감지해 증자 일정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들에 주어진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증자 일정·규모를 조정하거나 앞선 사례처럼 주주가 지분율대로 신주를 나눠가진 뒤 KT의 심사 통과 이후 원래 계획에 따라 지분을 주고받는 정도가 대안으로 꼽혔다. 하지만 여기엔 번거로움이 뒤따르고 모든 주주가 증자에 참여하기도 어려워 ‘연기’라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 국면이 계속되는 사이 은행에 부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도 케이뱅크는 ‘직장인K 대출’ 상품의 판매 중단을 알렸다. 리뉴얼을 위한 일시적인 조치라지만 업계에서는 증자 불발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에도 일부 대출 상품과 마이너스통장의 판매 중단을 반복했다. 증자 난항에 각종 지표가 하락하자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였다. 특히 이 은행은 지난해말 975억원을 긴급 수혈했음에도 여전히 자본잠식률이 40%를 웃도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 측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면서도 “이사회가 유상증자를 결의하면서 ‘행장에게 위임해 납입기일을 6월28일까지 변경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큰 문제는 없다”고 일축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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