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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영 사장의 하베스트 처리법

해외자원개발 TF, 하베스트 매각 권고 유력
경제성 없어 매각 힘들어…2년 간 매각 실패
유지 시 손실 ‘눈덩이’…혈세 낭비 4조원 넘어

<제공=석유공사>

해외자원개발 혁신태스크포스(TF)가 하베스트 매각을 권고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빠른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현재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사업을 유지하기도 매각하기도 곤란한 입장인 탓에 양 사장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눈길이 쏠린다.

13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해외자원개발 TF가 석유공사에 하베스트 매각을 권고할 것으로 유력하게 예상된다. TF는 지난해 12월 지질자원연구원에 위탁한 석유공사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경제성 재평가 결과가 나오는 대로 부실사업의 자산 매각을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석유공사는 4조3721억원를 투자한 캐나다 하베스트 사업이 대상이다.

TF는 석유공사의 비효율적 의사결정 구조와 기술·재무 역량 미흡, 도덕적 해이 등을 고려할 때 글로벌 자원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석유공사는 잠정 집계 결과 예상회수율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자원개발 TF 관계자는 “하베스트를 매각하는 쪽으로 방침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까지 발생한 손실을 매몰 비용으로 처리하면 앞으로 들어갈 운영비용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은 나올 수도 있지만 애초 하베스트를 인수했을 때 파악하지 못한 변수가 많아 그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해외자원개발 TF는 석유공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하베스트 매각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석유공사는 하베스트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 언론매체는 석유공사가 의뢰해 2009년 작성된 하베스트의 유전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유전 곳곳에 원유 중 물의 비중이 99%에 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해외 유전 전문가는 “90% 이상의 유전이 이미 한계점을 지났거나, 아무리 신기술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추가적으로 생산되는 석유의 양 또는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나 그걸 이미 지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에 일각에서는 하베스트 사업이 경제성이 떨어져 매각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하베스트 유전은 원유를 채굴할수록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석유공사가 하베스트를 당장 시장에 내놓더라도 인수하겠다는 사업자를 찾기 힘든 것도 문제다. 석유공사는 지난 2년간 하베스트 블랙 골드 광구사업 매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지만, 매번 매각에 성공하지 못한 채 고배를 마셨다. 2016년 7월 체노버스(Cenovus)사와 매각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8월 쉘(Shell) 등 4개사와 협의 진행 중 불참 통보로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어 9월에도 퍼스트 에너지(First Energy)사와 파트너(Cavalier Energy) 발굴 후 협의 진행을 했으나 결국 협의 종료로 매각은 물거품이 됐다.

그렇다고 계속 하베스트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광구를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면서 1조원 규모의 채무지급보증을 했다. 하베스트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손실은 2조7000억원가량이고 차입금은 2조1700억원이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의 블랙골드 광구를 재개하면 2020년부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석유공사가 지난 2년 동안 블랙광구 매각을 시도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체적으로도 하베스트의 채산성을 낮게 잡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광구를 재개하는데 드는 비용은 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비용을 투자해도 광구를 재개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현재 석유공사는 기로에 서있다. 만약 석유공사가 해외자원개발 TF로부터 하베스트 매각을 권고받게 되면 양 사장의 결정이 중요해진다. 양 사장은 과거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시절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경험이 있다. 양 사장은 취임 이후 석유공사노동조합과 함께 해외자원개발 부실 원인을 규명하는 자체 TF 출범을 약속하는 등 대처 방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해외자원개발사업 특성상 투자금 회수도 오래 걸리지만 매각절차를 밟더라도 길게 봐야 한다”면서 “단순히 매각한다고 바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만큼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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