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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펜 잡고 ‘아픈 손가락’ 김기식 거론한 이유

‘김기식 사퇴’ 비판 받아들인 文대통령
‘김기식 논란’으로 금융개혁 급제동
文대통령, ‘금융개혁 제자리걸음’ 하소연도

생각에 잠긴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말이 있다. 자식이 아무리 많아도 부모에게는 다 같이 소중하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이 말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상황과도 궤를 같이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금융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을 위해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암초를 직면했다. 김기식 금감원장이 지난 19대 국회의원 시절 ‘여비서 동행 외유 출장’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식 금감원장은 현재 사퇴 기로에 선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줄곧 ‘도덕성’을 강조했다. 때문에 김기식 금감원장의 외유 출장 논란은 문재인정부가 진행할 금융개혁에 급제동이 걸린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정부혁신전략회의 때 “우리 정부가 정의와 도덕성을 강조하는 만큼, 작은 도덕적 흠결조차 정부에 대한 신뢰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개혁의 역설이란 말이 있듯, 개혁할수록 국민 기대가 높아지는 법”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김기식 금감원장의 도덕성 문제로 인해 문재인정부의 금융개혁이 늦춰진다면 국민들의 열망은 수그러들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문재인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소득주도성장(세제개편과 최저임금 인상 등 부의 분배)’을 선보이려면 금융개혁은 선행해야 할 과제다. 이는 청와대가 김기식 현 금감원장을 임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김기식 금감원장 내정 관련 “금융개혁을 늦추지 않겠다는 결단력을 보인 김기식 전 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인사”라고 언급했다.

청와대와 여권 입장과 달리, 정치권에서는 논란의 당사자인 김기식 금감원장의 거취를 놓고 탁상공론 중이다. 문제는 이 와중에도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된 금융산업은 한국사회 양극화를 지속적으로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청와대가 모를 리 없다. 청와대는 ‘김기식 사퇴 불가’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금융개혁의 의지를 다시금 국민 앞에 드러냈다. 하지만 김기식 금감원장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청와대 입장과 사뭇 다르다. 지난 12일 한 여론조사에서 김기식 금감원장 사퇴 여론이 국민 절반가량으로 집계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래서일까. 결국 김기식 금감원장의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펜을 들었다. 그리고 국민의 뜻을 따르는 분위기의 글을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김기식 금감원장 관련 입장을 통해 “김기식 금감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행위 중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춰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기식 금감원장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을 받아들인 것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입장을 통해 금융개혁이 급제동 걸린 데 대한 아쉬움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기회에 인사 때마다 하게 되는 고민을 말씀드리고 싶다. 논란을 피하는 무난한 선택이 있을 것”이라며 “주로 해당 분야의 관료 출신 등을 임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과감한 선택일수록 비판과 저항이 두렵다. 늘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우승준 기자 dn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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