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7일 토요일

  • 서울

  • 인천 20℃

  • 백령 17℃

  • 춘천 21℃

  • 강릉 27℃

  • 청주 22℃

  • 수원 21℃

  • 안동 22℃

  • 울릉도 18℃

  • 독도 18℃

  • 대전 23℃

  • 전주 22℃

  • 광주 23℃

  • 목포 20℃

  • 여수 21℃

  • 대구 25℃

  • 울산 24℃

  • 창원 24℃

  • 부산 24℃

  • 제주 22℃

소비자는 좋다는데···삼성·LG 세탁기 제재하려는 이상한 미국

소비자는 좋다는데···삼성·LG 세탁기 제재하려는 이상한 미국

등록 2017.10.19 15:09

한재희

  기자

19일(현지시간) 열리는 ITC 공청회에美 의회·소비자 단체 관계자 참석할 듯“일자리 창출 막고 소비자 선택권 침해” 강조월풀 행보는 경쟁서 밀린다는 ‘의기의식’ 때문삼성, LG의 美 공략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

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ITC 공청회를 앞두고 정부와 가전업계는 일자리 창출과 소비자 선택권 침해를 강조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와 가전업계는 지난 11일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 대책회의를 열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ITC 공청회를 앞두고 정부와 가전업계는 일자리 창출과 소비자 선택권 침해를 강조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와 가전업계는 지난 11일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 대책회의를 열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공청회를 앞두고 정작 미국 유력 매체들이 한국산 세탁기를 최고의 제품으로 선정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반발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삼성과 LG를 견제하기 위한 월풀의 움직임이 강해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업계는 소비자 선택권을 강조하며 미국 정부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가전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수입산 세탁기로 인한 자국 산업의 피해구제 조치를 위한 공청회를 연다. 우리 측에서는 산업부 통상협력심의관, 외교부 양자경제외교심의관과 삼성전자·LG전자 통상 담당 임원 등이 참석하며 이들은 하루 전인 18일 미국으로 떠났다.

월풀은 공청회를 앞두고 삼성과 LG 세탁기에 대해 완제품과 부품 모두에 3년간 관세 50%를 매겨야 한다는 초강경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수입 쿼터(할당량) 설정, 미국 내 현지 공장 설립 등도 포함됐다. 월풀은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삼성과 LG가 현지에 더 많은 공장을 짓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와 업계는 현지 관계자들과 협력을 통해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1일 열린 ‘미국 세탁기 세이프가드 대책회의’에서 정부 관계자는 “과거 세이프가드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의 도움을 받아 방어논리를 펼쳤다”면서 “현지 소비자 선택권과 일자리 창출 등을 적극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와 가전 업계는 현지 관계자들과 현지 공장 설립에 따른 일자리 창출을 부각하는 한편 세이프가드가 발동하면 미국 소비자와 유통업계로 피해가 돌아간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방침이다.

삼성과 LG는 각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이번 세이프가드조치가 발동되면 현지 공장 활용도가 낮아지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삼성과 LG는 세이프가드에도 공장 설립을 기존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세탁기 부품에도 관세가 부과되면 굳이 미국에 많은 돈을 들여 공장을 설립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공청회에는 이례적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 의회 관계자들도 참석해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한국 기업의) 현지 공장 건설에 차질이 빚어진다”고 항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비자단체 관계자들도 참석해 세이프가드 발동이 미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기로 했다.

삼성과 LG전자 세탁기가 미국에서 호평을 받고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의 계열사인 상품추천 사이트 ‘더 스위트홈’은 지난 9일 최고의 세탁기리스트에서 LG전자의 ‘WM3770HWA’ 모델을 ‘최우수 상품’으로 꼽았다. 삼성전자 ‘WF42H5000AW’ 모델은 ‘저예산 최우수 제품’에 올랐다. 이 매체는 LG전자 모델에 대해서는 세탁력, 저소음, 저진동 등 모든 항목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평가했으며, 삼성전자 모델은 효율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월풀의 세이프가드 요청은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워가고 있는 삼성과 LG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과 LG가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월풀은 견제 강도를 높여왔다. LG 냉장고를 상대로한 특허 소송을 비롯해 냉장고에 대한 덤핑 조사 요청, 반덤핑관세 부과 등을 꾸준히 주장했다.

실제로 시장 점유율을 보면 미국 시장에서 월풀의 입지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풀은 미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였지만 지난해 삼성전자에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대형가전 점유율 1위를 빼앗겼다.

해마다 떨어지는 점유율도 월풀을 다급하게 만들고 있다. 2014년 41%에 달했던 월풀의 미국내 세탁기 점유율은 작년 말 38%까지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0%에서 16%로 크게 상승했다. LG전자는 13%대 점유율이 지속되고 있다.

금액 기준 점유율에서는 삼성에 밀리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 기준 점유율(금액기준) 18.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월풀이 18.5%, LG전자가 16.5%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LG전자의 세탁기 대미 수출액은 13억3000만달러 수준이다.

만약 세이프가드 조치로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삼성과 LG의 제품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고 가격 경쟁력에서 힘을 잃게 된다. 결국 월풀은 한국산 세탁기의 경쟁령을 떨어트려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지킬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편, 한국 정부는 우선 ITC 구제조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지만 미국이 실제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할 전망이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