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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기자
등록 :
2017-01-18 08:25

수정 :
2017-01-18 17:25

[카드뉴스] 이혼인 듯 이혼 아닌 ‘졸혼’

규정에 따라 소정의 교과 과정을 마치는 것을 ‘졸업’이라고 합니다. 부부사이에도 졸업과 비슷한 개념이 존재하는데요. 바로 ‘졸혼’입니다. ‘황혼이혼’과 같은 듯 다른 ‘졸혼’은 대체 무엇일까요?

졸혼이란 일본 작가 스기야마 유미코가 2004년 ‘졸혼을 권함’이라는 책을 통해 만들어낸 표현으로 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가 혼인 관계는 유지한 채 남편과 아내의 의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는 것을 말합니다.

졸혼은 황혼이혼이나 별거와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서로간의 감정적인 유대마저 단절된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 중요한 차이점입니다. 또한 같은 집에서 살면서도 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지요.

졸혼이 국내에 알려진 지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지난해 11월 배우 백일섭이 한 종편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졸혼 사실을 밝히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각자의 사생활이나 취미, 활동 등을 존중하기 때문에 싱글과도 같은 삶을 산다는 것이 졸혼의 장점인데요. 배우자와 분리된 삶을 살면서 자존감도 높이고 상대방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 졸혼 후 다시 결혼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이혼이나 별거와 같이 서로에 대해 적대적인 관계를 만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 등 법적인 분쟁을 벌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지요.

하지만 부부지만 부부가 아닌 이상한 관계가 될 수 있으며, 사생활을 어느 선까지 받아들일 것이냐는 것도 문제. 결국 반쪽짜리 자유를 얻게 되는 꼴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기대수명이 길어져 ‘백세시대’가 되면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 결혼한 지 2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이 25년 사이 14배 가까이 증가한 것만 봐도 백년해로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졸혼에 관해 제3자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황혼이혼의 시대, 그나마 관계의 단절이 아닌 유지를 지향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봐야 하나요?

이석희 기자 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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