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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용 기자
등록 :
2016-02-14 09:55

수정 :
2016-02-15 07:14

신격호·동주 VS 신동빈…롯데家 이젠 ‘지분 싸움’?

지난해 말 롯데제과 지분 놓고 형제 간 충돌
최근 신격호가 롯데물산 등 지분 취득
지분 소유에 따라 경영권 분쟁 향방 갈릴 듯


치열한 법정 다툼을 이어가는 롯데가(家)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지분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최근 롯데물산 주식을 취득하는 등 국내 계열사 지분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됐다.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부터 경영권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갈등이 깊어지면서 분쟁은 장기화 국면을 맞았고 지난해 10월에는 신동주 회장과 신 총괄회장이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과 등사 가처분신청 심리가 시작되며 소송전이 시작됐다.

소송전이 이어지던 지난해 12월 두 형제는 롯데제과 지분을 놓고 충돌했다. 신동빈 회장이 일본 계열사를 통해 롯데제과 지분을 매입하며 우호 지분 확대에 속도를 내자 신동주 회장이 이를 “일본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행위”라며 견제했다.

사실 롯데제과는 한국 롯데 최상위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와 다른 계열사를 연결하는 중간 지주사 위치에 있다. 그룹 순환출자 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롯데칠성음료(19.29%), 롯데쇼핑(7.86%), 롯데푸드(9.32%) 등 주요 계열사 지분도 상당수 갖고 있다.

즉 롯데제과 내에서 주주로 영향력이 작아지면 롯데그룹의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장악력도 연쇄적으로 잃을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명분으로 롯데그룹의 일본 제과 계열사인 ㈜롯데가 롯데제과 지분 9.9%를 매수토록 했다. 신동빈 회장의 개인 지분 8.78%와 롯데알미늄(15.29%) 등 계열사 지분까지 합하면 신동빈 회장이 최대 40% 정도의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면 신동주 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은 3.96%에 불과하다. 신 총괄회장의 지분 6.83%를 포함한다고 해도 10% 안팎으로 신동빈 회장과의 격차는 상당하다. 이런 이유로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사건이 있은 후 관련 업계와 재계에서는 지분 경쟁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소송전만큼 지분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롯데쇼핑 가처분신청과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심리 등 경영권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소송이 연이어 열리며 지분 싸움은 조용히 해를 넘겼다.

잠잠한 상태의 지분 경쟁은 이달 들어 다시 시작됐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물산과 롯데정보통신 주식 일부를 실명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다.

관련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최근 롯데물산과 롯데정보통신의 지분을 각각 6.87%, 10.45% 취득했다. 이 지분은 일본 롯데 계열사인 스위스 소재 페이퍼컴퍼니 로베스트 에이지(Lovest AG) 명의로 돼 있었던 것이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신 총괄회장은 롯데물산 주식 408만5850주(6.87%)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롯데홀딩스(56.99%), 호텔롯데(31.13%)에 이어 3대 주주가 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물산 지분은 각각 0.01%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번 지분 확보를 통해 신 총괄회장, 신동주 회장이 가진 지분과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균형이 깨졌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의 국내 주요 계열사 지분은 신동빈 회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앞서 밝혔듯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은 롯데제과의 지분을 각각 6.83%, 3.96% 보유하고 있으며 신동빈 회장은 두 지분을 합한 것보다 2%가량 적은 8.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분율은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이 4.13%, 신동빈 회장이 5.71%였다. 롯데쇼핑의 경우도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이 각각 0.93%, 13.4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신동빈 회장(13.46%)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롯데정보통신과 롯데물산의 개인 최대주주가 되면서 무게중심이 기울었다. 특히 신 총괄회장은 확보한 지분을 이용해 각 계열사에서 이사해임, 주주총회 소집 등 신동빈 회장의 경영활동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

다시 말해 부친을 등에 업은 신동주 회장 측이 지분을 앞세워 롯데쇼핑이나 호텔롯데의 경우처럼 경영압박을 위한 법적 조치에 나설 수 있게 된 셈이다.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통해 현재 롯데그룹 최대 현안인 제2롯데월드 건설과 운영에도 개입할 수 있다.

여기에 신동주 회장은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2일 오후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 교체를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신 총괄회장이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면 신동주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형국이 된다. 만약 성년후견인 심리에서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가 정상인 것으로 판단되면 신동빈 회장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등 계열사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결국 누가 지분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승패가 갈릴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소송전으로 이어지던 롯데家 경영권 분쟁이 지분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분이 많으면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도 지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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