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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 중봉, ‘500년 원시림‘ 주장··· 정선 주민들 “소가 웃는다”

가리왕산 중봉, ‘500년 원시림‘ 주장··· 정선 주민들 “소가 웃는다”

등록 2014.12.21 08:54

최광호

  기자

1963년부터 7년간 벌채, 70년대 이후엔 임도 개설97년 산림청 멧돼지사업으로 고산식물류도 멸실

가리왕산 중봉 활강경기장 당초 조감도가리왕산 중봉 활강경기장 당초 조감도


정선지역 주민들이 가리왕산의 과거 훼손 사례들을 들며 가리왕산 일대가 ‘500년 이상 된 원시림’이라는 환경단체 등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서, 가리왕산 중봉 활강경기장의 복원 조건 철회로 이어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환경단체들은 중봉 활강경기장이 설치되는 가리왕산 일대가 ‘500년 이상 된 원시림’이라며 경기장 건설을 반대했고, 산림청은 올림픽 이후 복원한다는 조건으로 경기장 건설을 승인했다.
하지만 정선 지역 주민들 이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허무맹랑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더해 “이제껏 숱한 환경파괴에도 가만히 있다가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나타나 시비를 거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고목들은 60년대에 다 없어져”
가리왕산 산림자원의 첫 번째 훼손은 60년대에 대규모로 이뤄졌다.
60대 이상 지역 주민들의 증언들을 종합하면 1963년부터 1969년까지 7년간 ‘동명임업’이라는 회사에서 가리왕산의 고목들을 벌채했다. ‘GMC 화물차에 세 토막 이상을 실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나무들이었는데, 이 나무들은 당시 정선읍에 있던 나무 제단공장(현 조양연립 자리)으로 옮겨져 가공됐다고 한다. 이미 이때 원시림이라는 명칭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 베어졌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임도 개설로 최소 25ha 훼손
두 번째 훼손은 70년대부터 시작된 임도개설 공사다. 주민들은 현재 가리왕산 내 임도가 적게 잡아도 총 연장 42km에 달한다고 한다. 공사 과정에서 경사면을 깎는 것을 차치하고, 폭 6미터로 단순 계산해도 25.2ha(7만5600여평)이 훼손됐다. 또 임도개설의 주된 목적 역시 벌채였다고 한다. 정선읍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임도는 중봉 활강경기장처럼 한쪽 사면 일부만 훼손시키는 가리왕산 전체를 휘감는 것이기 때문에 산림훼손의 정도는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고원 자생식물은 멧돼지가”

세 번째 훼손은 1997년 이후에 이뤄졌다.
당시 산림청은 가리왕산에 멧돼지를 증식하는 수익 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2000년에는 멧돼지가 산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게 철조망을 대규모로 설치했다. 총 연장은 50km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주민들에 따르면, 겨울철 일정 수의 멧돼지가 산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면서, 오히려 산 정상 쪽으로 올라가 고산 희귀 식물류가 크게 훼손됐다.
당시 국유림관리소에서 가리왕산에 멧돼지 증식사업을 시도한 것이 사실인지 확인을 요청했지만 관리소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다행히 정선읍번영회에 당시 회동·용탄 5개리와 국유림관리소간 멧돼지 증식사업 관련 합의서가 남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충일 정선군번영회장은 “가리왕산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것은 이미 세 차례에 걸친 대규모 훼손이 이뤄지고 난 뒤인 2008년의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중봉활강경기장의 사후 활용방안이 지금부터라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 회장은 “올림픽 이후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확인해 주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지역을 위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경제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선 최광호 기자 lead@jsweek.net

뉴스웨이 최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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