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직원이 사측의 노동탄압을 항의하는 유서를 남긴채 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KT전남본부에서 일하던 50대 노동자 김씨는 16일 번개탄을 피운 흔적과 함께 전넘 순천시 팔마 체육관 앞 주차장에서 차량에 숨진 채 발견됐다.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일산화탄소에 의한 중독사”라고 밝혔다.
차량에선 그가 A4용지에 KT노동조합 단체교섭안 투표 때마다 ‘사측의 엄포와 노동탄압이 있었다’는 ‘6월10일’자로 쓴 유서가 나왔다.
KT 노조 조합원 200여명의 모임인 ‘민주동지회’가 공개한 김씨의 유서에는 그가 겪어온 KT의 ‘부당노동행위’가 나열돼 있다.
김씨는“KT 노동조합 단체교섭 찬반 투표 후 검표가 두려워서 항상 사진으로 남긴다”며 노조 조합원으로서 한 표를 정당하게 행사하지 못하는 데 대한 좌절감을 토로했다.
김씨는 또한 “2010년, 2011년 투표 전 개인 면담 시 반대 찍은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갈 수 있으니 알아서 찍으라 엄포를···”이라며 팀장 이름을 적었다.
김씨는 이어 “2013년도 항상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모 팀장은 직원들 모인 자리(회식 등 조회석상)에서 똑바로 해라 하면서 엄포를 놓는다. 뭐든 강압적이다”라면서 “반대표를 찍은 것으로 판명된 직원은 어김없이 불려가 곤욕을 치르고 나온다”고 적었다.
유서에서 그는 “이런 현실 속에서 KT 노동조합원이 주권(소중한 한 표)을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15년간의 사측(KT)으로부터 노동탄압이 이젠 끝났으면 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그는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남겼다.
경찰은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지인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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