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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팔려가는 한국기업···‘먹튀’ 차단장치 마련해야

중국에 팔려가는 한국기업···‘먹튀’ 차단장치 마련해야

등록 2018.04.16 17:34

강길홍

  기자

STX·금호타이어, AFC·더블스타에 매각중국 자본, 대형 M&A 참여 갈수록 증가쌍용차·하이디스 등 기술만 빼가고 먹튀중국 자본의 국내기업 투자허용 신중해야

중국에 팔려가는 한국기업···‘먹튀’ 차단장치 마련해야 기사의 사진

한국 기업들이 중국 기업에 잇따라 팔려 가고 있다. 과거 중국에 매각된 국내 기업의 실패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먹튀’ 논란 등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TX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협의회는 지난 12일 AFC코리아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AFC코리아는 ㈜STX 보통주 1523만7051주와 전환주 127만1000주(전환주 포함 지분율 86.28%)를 약 700억원에 인수했다.

중국 사모펀드(PEF) 운용회사인 AFC는 지난해 12월 ㈜STX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출자해 설립된 AFC는 중국의 주요 화주를 비롯해 대만 최대 컨테이너 해운업체 에버그린마린 등과 손잡고 여러 선박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무역상사인 ㈜STX는 STX그룹 시절 지주사 역할을 했지만 STX그룹 해체 뒤 채권단의 관리를 받아왔다. AFC에 매각되면서 중국 자본이 국내 무역상사를 인수하는 첫 사례가 됐다.

이에 앞서 금호타이어가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에 매각됐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극렬하게 반대했지만 법정관리 위기에 몰리면서 결국 매각 찬성으로 돌아섰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다음달 중으로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매각이 완료되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전체 지분 중 45%를 차지하는 1대 주주로 올라선다. 기존 42%를 차지했전 채권단 지분율은 23.1%로 낮아진다.

중국 자본의 국내 투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각이 무산됐던 대우건설 역시 중국계 사모펀드인 엘리언홀딩스와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이 참여한 바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자본의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참가는 2003∼2007년 24건에서 2013∼2017년 10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 자본의 국내 투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과거 국내 기업에 투자를 진행했던 중국 업체들이 한국 기업이 기술만 탈취하면서 먹튀 논란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쌍용자동차와 하이디스다.

지난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인수 당시 국내 생산설비 투자와 고용 유지를 약속했지만 대규모 정리해고를 진행하면서 약속을 뒤집었다.

또한 상하이차는 국내 생산시설 투자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기술만 확보한 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먹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상하이차의 먹튀로 쌍용차 노동자들은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LCD 제조사인 하이디스도 중국 기업에 매각된 이후 기술탈취 논란을 겪었다. 1989년 현대전자 LCD 사업본부로 출발한 하이디스는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로부터 분사돼 중국 BOE그룹에 매각됐다.

LCD 생산 경험이 없던 BOE는 하이디스를 인수한 뒤 중국에서 LCD 패널과 모듈 생산을 시작했고 국내에는 일체의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다.

하이디스는 BOE에 기술을 내주고 국내에서 소형 LCD 생산만 하다가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2006년 부도 처리됐다. 결국 BOE는 하이디스 주식을 모두 소각하고 중국으로 철수했다. 이후 BOE는 세계 최대 패널 업체로 성장했고 하이디스는 중소 업체로 전락했다.

이처럼 기술력이 앞선 국내 기업이 중국에 매각된 이후 결국은 기술만 빼앗기고 버림 받았던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중국 업체의 국내 기업 인수 허용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먹튀를 차단할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더블스타의 차이융선 회장이 먹튀 논란을 차단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차이융선 회장을 금호타이어 인수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기술을 가져가려는 것이 아니라 협력·파트너 관계로 삼을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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