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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기업 R&D비용 자산화 35%···글로벌기업 2배

제약·바이오기업 R&D비용 자산화 35%···글로벌기업 2배

등록 2018.03.14 08:23

강길홍

  기자

시총 상위 31곳 중 18곳R&D비용 무형자산으로 처리오스코텍 100%·코미팜 98%셀트리온도 76%로 높은 편

제약·바이오기업 R&D비용 자산화 35%···글로벌기업 2배 기사의 사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R&D) 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한 비중이 글로벌 제약사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R&D 투자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산으로 분류하면 해당 사업연도 영업이익이 그만큼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된다.

금융당국은 연말 결산 내역이 공시되면 R&D 비용 회계처리 현황을 점검해 회계 위반 가능성이 큰 기업에 대해 감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시가총액 4000억원을 넘는 국내 제약·바이오업체 50곳 중 R&D 비용과 무형자산 내역을 공시한 31곳의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자산화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4868억원의 R&D 비용 중 무형자산으로 분류한 금액은 1697억원으로 34.8%였다.

글로벌 주요 제약·바이오사 11곳의 경우 R&D 비용 59조1177억원 중 무형자산으로 분류한 비중은 19.3%(11조3847억원)에 그쳤다. 국내 기업이 15.5%포인트 높은 것이다.

조사 대상 31곳 중 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분류한 곳이 18곳(58.1%)으로 절반을 넘었는데 상위 8곳은 자산화 비중이 무려 70%를 초과했다.

오스코텍은 R&D 비용 29억원 전체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했고, 코미팜(98.0%, 21억원), 차바이오텍(85.2%, 47억원)도 80~90%대로 크게 높았다.

이어 씨젠(76.2%, 77억원), 셀트리온(76.0%, 1171억원), 삼천당제약(75.2%, 51억원), 인트론바이오(73.1%, 17억원), CMG제약(72.3%, 15억원)도 70%대로 높은 축에 속했다.

반대로 녹십자(19.2%, 166억원), 대화제약(17.7%, 12억원), 일동제약(16.4%, 58억원), 테고사이언스(13.1%, 2억원), 대원제약(10.0.%, 14억원)은 10%대였다. 코오롱생명과학(5.1%, 6억원), 한올바이오파마(5.1%, 5억원), 녹십자셀(3.8%, 5200만원), JW중외제약(2.5%, 7억원), 셀트리온제약(0.2%, 400만원)은 10%에 미치지 못했다.

영진약품·한독·동국제약·신풍제약·환인제약·케어젠 등 13곳은 R&D 금액 전체를 비용으로 처리해 논란의 소지를 없앴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삼천당제약은 자산화 비중이 30.9%포인트나 상승했고, 씨젠(22.8%포인트), 차바이오텍(12.4%포인트), 녹십자(7.1%포인트)도 상승폭이 컸다.

반면 셀트리온제약은 자산화 비중이 92.3%포인트나 하락했고, CMG제약(10.3%포인트), 코오롱생명과학(10.2%포인트), 녹십자셀(10.0%포인트)도 자산화 비중이 낮아졌다.

자산화 비중이 큰 기업은 주가도 급등했다. 지난 12일 종가가 2016년 말 대비 100% 이상 급등한 10개사 가운데 9곳이 R&D비용을 자산화 했다. 특히 자산화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삼천당제약 주가가 244.9% 오른 것을 비롯해 셀트리온(201.7%), 차바이오텍(184.6%), 오스코텍(151.0%), CMG제약(130.2%) 등도 크게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주가가 하락하거나 미미하게 상승한 하위 10곳은 R&D비용을 자산화한 곳이 5곳에 그쳤다. 자산화 비중 0%인 에이티젠(-39.7%)과 영진약품(-2.4%)은 바이오주 열풍 속에서도 주가가 되레 떨어졌고, 에스티팜(1.4%), 케어젠(8.2%), 광동제약(9.7%)의 주가 상승률도 10% 미만에 그쳤다.

R&D에 사용한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면 영업손익이 감소하지만 무형자산으로 분류하면 회계상 영업손익이 증가하고 자산 규모가 커지는 착시효과가 발생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정부 판매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분류하는 것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임상 실험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산화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품화가 안 될 경우 자산으로 분류했던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순익 감소로 이어져 투자자 피해 발생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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