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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게임을 예술로” 진흥정책 촉구

게임업계, “게임을 예술로” 진흥정책 촉구

등록 2017.09.25 17:07

김승민

  기자

1월 게임예술법 발의···업계 국회통과 기대문학·미술·음악처럼 문화·예술 포함 요구지연될 시 부정적 인식, 규제 강화 우려법 도입시 온라인·아케이드게임 활성화 기대

지난 22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게임포럼 정책제안 발표회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승민 기자지난 22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게임포럼 정책제안 발표회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승민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문화·예술 울타리 안에 게임을 포함시키기 위해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미국, 일본처럼 국내 게임을 문화·예술 분야로 인정하고 규제 중심 정책관을 진흥 쪽으로 바꿔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게임이 마약, 도박과 같다는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성장이 정체된 온라인게임이나 ‘바다이야기’ 사건 후 침체기에 빠진 아케이드게임이 재기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도 흘러나온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정치권과 학계, 업계에서는 게임을 단순 산업 측면을 넘어 문화와 예술로 포함시키는 게임예술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2일 여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야3당 의원이 주최한 대한민국 게임포럼 정책제안 발표회에서 게임예술법이 주요 화두로 거론됐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더민주) 의원이 지난 1월 대표 발의한 게임예술법(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게임을 법적으로 문화·예술 분야로 규정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포함된 분야는 문학·미술·음악·연예·출판·무용·연극·영화·응용미술·국악·사진·건축·어문·만화 등이다. 게임예술법은 19대 국회의 김광진 더민주 의원이 앞서 발의했으나 국회통과가 좌절돼 폐기된 바 있다.

게임업계와 학계는 게임예술법의 국회통과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은 “게임업계가 연대해 게임예술법을 지지하게 하려고 한다. (해당 법안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깨는 데도 역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영상, 미술, 문학, 음악 등 다양한 요소가 게임에 녹아있는 만큼 마땅히 종합예술로 보고 육성시켜야 한다는 주장한다. 문화강국 미국과 일본은 이미 게임을 예술로 보고 육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2011년 연방대법원 판결을 통해 게임을 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했으며 미국의 문화부 격인 국립예술기금(NEA)도 게임을 예술로 보고 지원하고 있다. 일본도 자국의 문화예술진흥기본법에서 게임을 문화예술로 명시하고 진흥시키는 것을 국가 책무로 규정했다.

게임업계는 게임예술법 시행이 미뤄질수록 마약, 도박, 아이들에겐 해로운 콘텐츠라는 부정적 굴레를 벗겨내기 어렵고 규제 일변도 정책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게임사들이 자발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이나 온라인게임의 성인 결제한도 등을 합리적으로 규제하며 성장을 모색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들고 셧다운제 같은 시장 자체를 억압하는 규제만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게임시장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게임예술법 도입 지연은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따르면 국내 게임시장의 성장률 전망치는 2016년 5.6%에서 2017년 2.9%, 2018년 2.1%로 갈수록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셧다운제 같은 규제엔 게임은 아이들이 해선 안 되는 콘텐츠라는 시각이 깔려 있다”며 “게임예술법은 게임을 바라보는 (이런) 인식 자체를 전환하는 것이 목적이며 실제 인식이 바뀌면 업계 진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예술법이 도입되면 침체기에 빠져있는 온라인게임과 아케이드게임에 재기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따른다. 국내 온라인게임은 과거 국내 게임시장을 견인하고 해외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냈지만 최근엔 모바일게임에 밀리다 못해 역성장마저 보이고 있다. 아케이드게임은 2005~2006년 전국을 휩쓴 사행성게임 바다이야기 논란 후 겨우 명맥만 잇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온라인게임의 2014년 매출액 성장률은 1.7%은, 2015년 –4.7%로 매우 저조했다. 아케이드게임의 2014년, 2015년 매출액 성장률은 –35.9%, -10.3%로 업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게임업계는 게임예술법이 통과되면 업계가 나서서 정부와 협력해 명백히 도박이나 성인용 게임은 일반 대중 게임과 철저히 분리시킬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후 셧다운제, 성인 결제한도, 사전 심의 등 필요 이상으로 규제받던 온라인게임이나 아케이드게임도 다시 국내 게임시장의 성장 동력으로 키울 수 있다는 자신이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예술법 통과는 온라인게임과 아케이드게임이 부흥하는 계기가 당연히 될 것이라 본다”며 “(이를 위해) 게임업계는 선정성이 강하거나 사행성 게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직접 제시하고 아예 대중 게임으로 취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게임은 (문화산업 영역에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데 정치권과 일부 사회구성원들 때문에 게임을 예술로 인정하는 과정이 지연된다면 외산게임이 국내 안방을 다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땐 국내 게임들의 시장점유율 높이고 싶어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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